입단 시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선수들은 프로 생활 내내 꼬리표가 달린다. NC 윤형배(20) 역시 마찬가지다. 특급 고교 유망주로 지난 시즌을 앞두고 6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NC에 입단했다.
덕분에 '6억 팔'이란 별명도 생겼다. 하지만 6억 팔의 모습은 1군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시범경기 때 잠시 모습을 보였지만, 개막전 이후엔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잔류군에서 재활에만 매진했다.
6월 중순부터 2군에서 실전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한 달만에 왼 손목에 타구를 맞고 골절상을 입었다. 결국 2군에서도 7경기 나서는 데 그쳤다. 보여준 게 없었다.
올시즌을 앞두고 윤형배는 1군 승격을 목표로 삼았다. 부상으로 한 시즌을 날렸기에 더욱 신중하게 몸을 만들었다. 보직에 관계 없이 1군에서 공을 던지기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8일 창원 마산구장. 롯데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윤형배가 나타났다. 팀의 여섯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사 2,3루 위기였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부터 윤형배를 강하게 키우려 하고 있다. 그는 큰 기대를 모으고 프로에 입단했던 신인들을 많이 관찰했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봤다.
김 감독은 "프로에 와서 고등학교 때 던지던 것만 생각해선 안 된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고교 땐 자기가 없으면 팀이 안 돌아갔을 지 몰라도, 프로는 아니다. 그걸 빨리 깨닫고 준비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형배에겐 유독 채찍질을 가하고 있다.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에 더욱 엄격하다. 지난해 시범경기 이후 2군에 내려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어깨 통증도 생겼지만, 윤형배가 좀더 성숙한 마인드로 프로답게 정신무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윤형배는 위기에서 안타 2개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앞선 투수의 실점은 물론, 자신의 실점까지 생겼다. 하지만 윤형배는 씩씩하게 자기 공을 뿌렸다.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상대를 피하거나, 안타를 맞은 뒤 주눅 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더욱 당당해진 윤형배만이 마운드에 서있었다.
14개의 공 중 직구가 12개. 우직하게 자신의 공을 테스트했다. 게다가 조성환에게 맞은 안타는 투수 강습이었고, 손아섭 상대로는 바깥쪽 직구를 잘 던졌지만 손아섭의 타격 기술이 안타를 만들어냈다. 윤형배의 투구 내용이 나빴던 건 아니다.
고교 시절 윤형배는 150㎞를 넘나드는 직구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날 기록한 최고구속은 148㎞.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보다 확실히 구속이 상승했다. 아직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지만, 점차 좋아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김 감독을 비롯한 NC 코칭스태프는 영건들의 성장을 팀의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독하게 키우고 있는 윤형배, 언제쯤 1군 마운드에서 훨훨 날아오를 수 있을까.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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