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은 처음엔 경고인 줄 알았다. 하지만 주심 원현식씨는 송승준에게 마운드에서 내려오라고 사인을 보냈다. 헤드샷 퇴장이다. 시범경기 1호, KBO가 지난 1월 대회 요강 헤드샷 관련 조항을 만든 이후 첫 적용 사례다.
KBO가 새로 정한 대회요강 1조 6항을 보면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고 명시됐다.
지난해 9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 당시 배영섭(당시 삼성)이 리즈(당시 LG)에게 머리 부근에 공을 맞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며 논란이 커졌던 것에 대한 보완 규정이다.
송승준이 19일 김해 상동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6회초 수비에서 지명타자 최승준을 맞혀 바로 퇴장 처리됐다. 송승준이 던진 직구(140㎞)가 최승준의 헬멧 챙 쪽을 살짝 때렸다. 그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보이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대신 정대현이 구원 등판했다. 송승준은 5⅔이닝 5안타(2홈런) 4탈삼진 4실점했다.
그는 "좋은 경험했다. 시범경기에서 경험을 해서 다행이다. KBO가 정한 룰이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 룰 때문에 몸쪽 공을 던지지 못한다면 내가 죽는다. 난 계속 몸쪽에 공을 뿌릴 것이다"고 말했다.
김시진 감독은 정대현이 갑자기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몸이 덜 풀렸다고 설명했다. 정대현은 불펜에서 공을 충분히 뿌리지 못하고 구원 등판했다. 그는 백창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오지환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헤드샷 퇴장은 불펜에 준비가 덜 됐을 경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우리도 좋은 경험을 했다. 이런 헤드샷 퇴장이 정규시즌에도 자주 나올 수 있다는 걸 감안해서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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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준은 돈주고 못할 경험을 시범경기에서 했다. 그는 "헤드샷은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투구 내용은 괜찮았다. 정규시즌 준비는 예정대로 잘 돼 가고 있다. 시범경기 때 최고 구속이 144㎞까지 나온 건 올해가 처음이다. 개막전 선발 등판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승준은 지난 2년 연속으로 홈 개막전 선발 등판했었다. 송승준은 슬로스타터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를 것 같다고 했다. 상동(김해)=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