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엔 고영민의 창조적인 플레이를 많이 볼 수 있을까.
두산 고영민이 시범경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날렸다.
고영민은 20일 잠실 한화전서 투런포를 때려냈다. 7번-2루수로 선발출전한 고영민은 1-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서 한화 선발 송창현을 두들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기록했다.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139㎞의 직구가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자 고영민이 기다렸다는 듯 크게 휘둘렀다. 맞는 순간 큰 타구였고, 한화 좌익수 이양기가 뒤로 달려가다가 이내 멈추고는 넘어가는 타구를 바라봤다.
전날까지 2게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던 고영민은 이날 첫타석에서도 3루수앞 땅볼로 아웃돼 안타가 없었다. 첫 안타가 곧 홈런이었다.
7회말엔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 포수의 악송구로 3루까지 달리며 두산 특유의 발야구를 보여줬다. 바로 앞타자였던 장민석이 안타로 출루한 뒤 2루도루를 하다가 아웃돼 도루를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고영민은 과감히 2루로 향했고, 이전에 깔끔한 송구로 장민석을 잡아냈던 한화 포수 엄태용은 당황했는지 송구가 옆으로 비켜 날아갔다.
'2익수'의 창시자. 지금은 많은 2루수들이 시도하는 우익수쪽 잔디 위에 서는 깊은 수비는 고영민이 처음으로 섰던 자리다. 발은 느리지만 강한 타구를 날리는 왼손타자를 위한 수비 위치. 공격과 수비에서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두산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고영민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에 일조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허리부상으로 고전했고, 그사이 오재원 허경민 최주환 등 치고올라오는 경쟁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1군에서 10경기만 나갔던 고영민은 올시즌 재기를 위해 많은 땀을 흘렸고 이제 1군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배트 스피드는 한참 좋았을 때 수준으로 올라왔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게 중요했는데 다행히 오늘 홈런이 나왔고 수비와 주루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고 말한 고영민은 "정말 고마운 분이 많다. 내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난 후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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