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영화 '써니'는 740만 관객을 돌파하면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써니'의 성과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복고 열풍을 불러왔고 충무로 차세대 여배우들을 대거 발굴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현재 '써니' 출신의 새싹들은 이미 궤도에 올라서 당당히 여배우라는 타이틀로 흥행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잡아내고 있다.
'써니'에서 '욕신'에 빙의된 전학생 나미 역을 맡았던 심은경은 어느덧 스무살 성인 연기자가 됐고 단숨에 흥행배우로 올라섰다. 심은경이 주연을 맡은 영화 '수상한 그녀'는 860만 관객을 넘어서 올해 상반기 대표 흥행작이 됐다.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은 스무살 몸을 갖게 된 칠순 할매 오두리 역을 맡아 원맨쇼를 펼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써니'에서 의리짱 리더 춘화 역을 맡았던 강소라는 안방극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SBS 일일극 '못난이주의보'의 주연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강소라는 곧장 SBS 새 월화극 '닥터 이방인'에 캐스팅됐다. 그는 스포츠조선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드라마 '닥터 이방인'의 촬영에 들어가서 연애할 틈도 없다. 나는 하나를 시작하면 딴 일을 즐기지 못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영화를 봐도 '저 장면, 저 행동을 내가 연기할 때 쓰면 되겠다'라는 계산이 들어가 흥겹지가 않다"고 여배우로서 성숙한 답변을 한 바 있다. 그는 메디컬 첩보 멜로물 '닥터 이방인'에서 완전한 사랑을 갖기 위해 도전하는 대학병원 이사장의 서녀이자 실력있는 흉부외과의 오수현 역을 연기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써니'의 '본드녀'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될 깊은 인상을 남긴 천우희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만지(고아성)의 친구 미란 역을 맡아 짧은 출연에도 묵직한 존재감을 알린 후 '한공주'의 주연으로 돌아온다. 다음 달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공주'에서 천우희는 힘든 사건을 겪고 도망칠 수 밖에 없는 소녀 한공주 역을 맡아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한 천우희는 쉽지 않은 감정연기를 위해 몇 달 동안 철저하게 한공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았다. 덕분에 제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이었던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는 천우희의 연기를 극찬하며 "그의 팬이 될 것 같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써니' 출신 여배우들이 충무로와 안방극장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한 영화 관계자는 "'써니' 당시에도 출연하는 어린 여배우들 중에 보석같은 인재가 많다는 말이 영화계에 나돌았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도 이들이 이렇게 일찍 두각을 나타낼지는 몰랐다"며 "이들의 지금 활약상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충무로의 미래를 밝혀줄 여배우들인 것 같다"고 전했다. 차세대 스타들이 '써니'라는 영화를 통해 대거 등장했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들의 활약이 이렇게 두드러지는 것 역시 충무로에서는 꽤 의미있는 일이라는 의견이 많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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