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기동력이 제로(Zero)네, 제로."
KIA 선동열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새로 영입한 이대형을 비롯해 김주찬, 신종길 등 발 빠른 타자들이 라인업에 즐비해 기동력을 기대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
실제로 KIA는 개막 이후 4경기만에 처음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전까진 도루자만 3개였다. 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김주찬과 김민우가 도루 1개씩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도루 실패가 4차례로 도루 성공보다 많다.
물론 아직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KIA의 발야구는 언제든 구현될 수 있다. 실제로 새 1번타자 이대형은 상대의 실책을 유발하며 득점과 연결시키는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 '실책유발자'로 부를 만하다. 이것만 해도 충분히 발야구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막 발야구에 발동이 걸렸는데,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바로 포수다. KIA 포수진은 2일 현재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차일목이 4경기서 6개, 김상훈이 2경기서 4개를 허용하면서 최다 도루 허용의 불명예를 안았다. 도루저지는 없다. 상대는 틈만 나면 뛰었다.
KIA는 주전포수를 차일목(33)과 김상훈(37) 두 베테랑이 나눠 맡는 시스템이다. 젊은 포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 결국 다시 둘을 선택하고 말았다.
투수들은 둘과 호흡을 맞추는 게 편하다. 아무래도 투수 리드에 서투른 젊은 선수들 보다 노련하다. 리드는 물론, 캐칭이나 블로킹 등 모든 면에서 둘의 경험이 우세하다.
하지만 문제는 어깨다. 차일목과 김상훈 모두 어깨가 좋은 편이 아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배터리간 호흡을 고려하면,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를 쓰는 게 낫다. 실제 투구 내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투수에게 심리적 안정감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KIA 코칭스태프에게 이 문제는 오랜 고민거리다. 차일목과 김상훈이 나갔을 때 성적이 좋았기에 좀처럼 변화를 시도하기 힘들다.
사실 도루저지는 포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투수와 포수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슬라이드스텝이라고 불리는 투수의 능력이 중요하다. 이 동작 자체가 느리다면, 포수의 어깨가 아무리 좋아도 주자는 살 수밖에 없다.
물론 백용환 이홍구 등의 젊은 포수들을 1군에서 베테랑과 함께 기용하는 게 최선일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선수가 선발출전했을 때, 혹은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교체 투입됐을 때가 문제다. 승부가 중요하기에 포수의 육성이 쉽지 않은 구조다.
다른 방법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적 시장을 노린다거나, 정 안 된다면 투수들의 슬라이드스텝을 조금이라도 더 향상시켜야 한다. 포수는 KIA의 오랜 고민거리다. 하루라도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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