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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의 초반 페이스는 좋았다. 지난 1일 KIA와의 개막전에서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기록하더니, 이튿날엔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우측 폴대 최상단을 때리는 초대형 홈런으로 마수걸이 홈런포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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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진 6번타자로 경기에 나섰다. 중심타선 뒤를 받치는 6번 타순으로 내려가면서 다소 부담이 줄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시 지난해 자리인 3번타자로 복귀하자 주춤하기 시작했다. 6일 넥센전과 8일 한화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9일 한화전에서 2루타로 다시 안타를 가동한 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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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성범의 초반 선전에는 여러 가지 비결이 있다. 나성범은 올시즌 타격 밸런스가 더욱 완벽해졌다. 가장 큰 변화는 타격시 타이밍을 잡는 오른 발이다. 지난해보다 오른 발을 드는 높이를 확 낮췄다. 투구시 일찌감치 오른 다리를 올리던 동작에서 살짝 들었다 내리는 동작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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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동안 타격 직전 방망이를 세우던 자세에서 어깨 뒷쪽으로 보다 눕히는 스타일로 변화했다. 이 경우 배트스피드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두 가지 변화로 정확한 컨택트를 꾀한 것이다.
나성범은 이에 대해 "비디오도 많이 보고 꾸준히 연습했다. 그런데 최근에 슬로 비디오를 보니, 예전 폼과 확연히 달라져있더라. 눈에 띄게 밸런스가 좋아진 모습이 보여 놀라웠다"고 말했다. 변화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에 놀라는 모습이었다.
정신적 변화: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매번 첫 경기-첫 타석-초구처럼!
기술적 변화 외에 심리적으로도 많이 바뀌고 있다. 기존 김광림 타격코치에 최경환 타격코치가 가세하면서 정신력에 대한 얘기도 자주 나눈 게 큰 도움이 됐다. 최 코치는 선수들의 지근거리에서 대화를 통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나성범의 모자 챙에는 'Nice&Easy'와 'Relax'란 나란히 단어가 적혀 있다. 최 코치가 직접 나성범의 모자에 써준 단어다. 고민이 많은 나성범이 보다 쉽게, 그리고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플레이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단어를 적어줬다.
실제로 타석에서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에 대해 "작년보다 초구부터 배트가 잘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카운트를 먹고 들어가 쫓기는 상황에서 타격할 때가 많았다. 올해는 좋은 공이 오면 먼지 치기 시작하니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는 나성범에게 "비슷하면 자신 있게 나와라"고 주문했다. 불리한 카운트에 놓이기 전에 적극적으로 타격하라는 것이다. 이제 나성범도 직구나 변화구, 기타 노림수 없이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리고 있다. 기술적인 변화로 컨택트 능력이 향상되면서 이 방법이 더욱 잘 먹히고 있다.
나성범은 올시즌 마음가짐에 대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기록이 좋든 안 좋든 매 타석, 1구 1구마다 '시즌 첫 경기, 첫 타석, 초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