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끝내기 홈런으로 데뷔했다. 그렇게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놨다. 하지만 그 홈런에 대한 인상만으로 성공을 속단하기는 빠르다.
롯데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롯데의 거포 갈증을 날려줄 4번타자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그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시점이다. 결론이 어느쪽으로 향하든, 극과 극의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히메네스는 10일 부산 LG전에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히메네스는 1군 콜업 첫 날 4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또, 이 경기에서 연장 10회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LG 투수 정찬헌의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만들어냈다. 엄청난 괴력이었다. 11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12일 경기에서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네 번의 타석 중 세 번 삼진을 당했다. KIA 선발 양현종의 구위가 워낙 좋기도 했지만, 히메네스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일단 히메네스의 공포 스윙이 상대 투수에게 주는 위압감은 인정해야 한다. 무조건 풀스윙이다. '걸릴면 넘어가겠구나'라는 인상을 상대 투수에게 준다. 투수가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실투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그 큰 스윙 속에 허점이 너무 많다. 일단, 타격 자세가 정석이 아니다. 상체만을 이용해, 힘으로만 타구를 넘기려 한다. 하체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변화구 대처에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구 타이밍에 몸이 앞으로 쏠려 나오면 변화구에 당하기 십상이다.
또, 바깥쪽 공에도 약점을 드러냈다. 워낙 덩치가 큰 히메네스는 홈플레이트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타석에 선다. 바깥쪽으로 공이 들어오면 이 공을 치기 위해 상체가 나오게 되는데, 이 자세로는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다. 좌완 투수에게는 더욱 애를 먹을 가능성이 크다. 양현종의 슬라이더가 히메네스를 요리하는 정석임을 확인했다. 공이 자신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지 속절없는 스윙이 나오고 말았다.
타석에서 공을 보는 모습을 보면 선구안은 어느정도 갖춘 모습이다. 하지만 그 선구안을 이용하지 못하고 '무조건 강하게 때려야겠다'라는 생각이 앞서는 듯 보인다. 히메네스는 다혈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석에서의 자제력이 관건이 될 수 있다. 변화구와 유인구가 좋은 한국 투수들에게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도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새로운 선수가 몇 경기 뛰는 모습만으로도 전력 분석이 모두 끝난다. 그리고 약점을 찾아 집요하게 승부한다.
데뷔 후 3경기에서는 투-타 간에 서로 낯설었다. 특히, 상대가 히메네스의 특성을 간파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히메네스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과연, 히메네스가 롯데를 구원할 거포로 거듭날 수 있을까. 강렬한 홈런의 인상에만 심취되서는 안된다. 조금은 조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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