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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KT는 '약자'인 중소 통신기기 제조업체를 상대로 제품을 납품받는 '갑'의 지위를 이용해 횡포나 다름없는 불공정 행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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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KT는 애플 아이패드 도입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자 경쟁사인 SKT가 삼성 갤럭시탭을 내놓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케이패드를 조기 출시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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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KT는 제품 하자, 검수 미통과 등을 이유로 추가 17만대(510억원 가량)에 대한 전산 발주를 미루다가 2011년 3월 제조위탁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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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KT는 E301K에 대한 매매 계약서에 17만대 계약을 무효화한다는 문구를 포함시켰다. '엔스퍼트' 입장에서는 매출의 대부분을 KT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부당한 계약 취소를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당시 KT가 트집잡은 제품 하자는 대부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삼성 갤럭시탭에도 비슷한 하자가 발견됐다. 특히 이같은 하자조차 '엔스퍼트'가 KT에 제품을 납품하기 전에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한다.
그런데도 KT는 검수조건을 계속 변경하고 검수절차 진행을 불명확하게 하는 등 검수 통과를 매우 어렵게 하면서 '엔스퍼트'를 곤경에 빠뜨렸다.
공정위는 ▲무효화 계약과 함께 17만대 납기를 3개월간 연장하는 합의서가 동시에 작성된 점 ▲실제로 무효화 계약일 이후에도 검수절차가 계속 진행된 점 등으로 볼 때 KT와 '엔스퍼트'간 17만대 무효화에 대해 형식적인 계약서는 존재하지만 진정성있는 합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선 원사업자들이 불명확한 검수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계속 변경해 수급사업자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면서 "부당한 단가 인하와 발주 취소, 기술유용 등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집중 감시해 엄격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