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고졸 신인 하영민이 13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홍원기 코치가 챙겨준 승리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하영민. 사진제공=넥센히어로즈
Advertisement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13일 대전구장. 히어로즈가 4대2로 이겨 5연승을 달렸는데,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이날 선발 등판한 고졸 루키 하영민에 이어, 선배인 조상우 한현희가 중간계투로 나서 승리를 지켰다. 5이닝 3안타 1실점 호투를 펼친 하영민은 프로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서 승리투수가 됐고, 조상우는 1이닝 무실점, 한현희는 2이닝 1안타 1실점(무자책)으로 각각 홀드를 챙겼다. 하영민은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5번째로 고졸 루키 데뷔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Advertisement
하영민의 신데렐라 스토리에 등장하는 또다른 주연 조상우와 한현희. 이들 셋의 공통점이 있다. 히어로즈가 최근 3년 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했거나, 2차 1번으로 뽑은 고졸 투수다. 한현희가 1993년 생이고, 조상우가 1994년 생, 하영민이 1995년 생으로 막내다. 경남고를 졸업한 한현희는 2012년 1차 지명, 대전고 출신인 조상우는 2013년 1차 지명 선수다. 광주 진흥고를 나온 하영민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차로 지명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올 해 연고지역 1차 지명이 부활하면서 히어로즈는 서울 덕수고 내야수 임병욱을 우선지명하고, 2라운드 1차로 하영민을 찍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걸 고시합격에 비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당연히 프로선수가 됐다고 해서 성공이 기다리는 건 아니다. 아마시절 한국야구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수많은 선수가 1군 언저리에서 맴돌다가 소리없이 사라졌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로 지명됐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프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자기 관리에 실패하고, 기량에 비해 과대평가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고교시절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뒤늦게 잠재력을 꽃피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넥센 조상우가 5회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03
운 사례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Advertisement
이런 면에서 히어로즈는 아주 특별하다. 최근 3년 간 최고 순위로 입단한 투수가 1군 엔트리에 동시에 올라, 한 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만들어냈다는 건 의미가 남다르다. 그만큼 선수 선발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선수 육성 프로그램이 우수하다고 봐야 한다. 팀이 정체되어 있지 않고 건강하고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프런트가 주도해 가능성 있는 선수를 뽑거나 영입하면, 1군과 2군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주축 선수로 키워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프런트의 정점에 구단 최고위층이 있다는 게 다른 팀과 다른 점이다.
Advertisement
널리 알려진 것처럼 히어로즈는 이장석 대표가 선수 선발에 직접 관여한다.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에서 신인 선발까지 주도한다. 물론,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스카우트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만, 어디까지나 참조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다른 구단 고위 관계자가 "이장석 대표가 선수를 보는 눈이 탁월한 것 같다"고 칭찬할 정도로 전문가 이상의 식견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장석 대표는 웬만한 고교야구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거나 체크한다. 이장석 대표는 "기존의 전문가가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자격증만 갖고 있는 변호사, 의사와 똑같다. 요즘에는 공부하지 않는 변호사, 의사보다 오히려 의뢰인, 환자가 그 분야 지식을 더 많30일 인천문학구장에서 프로야구 개막 2연전 SK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한현희.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3.30
이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Advertisement
현재 필승조의 핵인 한현희는 지난해 홀드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 5승1세이브27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이장석 대표가 "올 해(2013년)의 숨은 히어로"라고 칭찬했던 한현희다. 한현희는 4일 현재 8경기에 등판해 6홀드,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2년차 조상우는 8경기에 나서 1승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10이닝을 던져 11개의 삼진을 잡을 정도로 구위가 좋다.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후반기에 1군 선수가 아닌 조상우를 1군에 합류시켜 함께 훈련을 하게 했다. 염경엽 감독이 미래의 마무리 투수라고 칭찬할 정도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염경엽 감독은 좌완 오재영 자리에 들어간 하영민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