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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헤켄-로티노 배터리가 첫 선을 보인 건 지난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전. 가능성을 봤지만 사실 모험에 가까웠다. 외국인 포수가 선발 출전한 게 무려 10년 만의 일이었다. 두 선수 모두 미국 국적이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지만, 로티노에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국내 야구 사인에 익숙하지 않고, 타자 파악이 안 된 상황이었다. 포구와 블로킹, 송구동작도 실전에서 검증이 안 됐다. 영입을 결정할 때부터 포수로 마이너리그에서 300경기 이상 출전했다는 걸 알았으나,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포수 활용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큼 외국인 포수는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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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한국야구 3년차인 밴헤켄이 리드를 할 수밖에 없다. 히어로즈 관계자에 따르면, 덕아웃에서 사인이 나올 때가 많다. 로티노가 사인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해프닝도 있었다. 16일경기 때 로티노가 사인이 불명확하다고 판단해 타임을 요청했는데, 구심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밴헤켄이 투구동작에 들어갔다가 멈칫하면서 보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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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감독은 시즌 개막에 앞서 "로티노가 포수로 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허도환이 등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박동원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로티노에게 포수 훈련을 지시하면서 "유사시에 포수로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선발로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로티노는 임시 포수가 아닌 밴헤켄의 전담포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포수로서 로티노의 능력이 쓸만하다는 뜻이다.
밴헤켄은 브랜드 나이트와 함께 히어로즈의 주축투수.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먼저 밴헤켄에게 로티노와의 배터리 호흡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밴헤켄이 "누가 포수를 보든 상관없다"고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밴헤켄-로티노 배터리가 탄생했다. 첫 경기에 이어 두번째 경기까지 결과가 좋아 당분간 로티노가 밴헤켄의 전담포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로티노는 밴헤켄의 전담포수에만 머물까. 역할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로티노는 "나이트가 던지는 공도 받아보고 싶다"며 최근 나이트의 불펜투구 때 포수 마스크를 썼다. 나이트는 2012년 부터 허도환과 짝을 이뤄 에이스 역할을 해 왔다. 로티노가 허도환의 영역을 살짝 침범한(?) 셈이다.
로티노가 당장은 국내 포수처럼 전천후 활약이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입지가 넓어질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