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연일 커쇼 없는 다저스의 실질적 에이스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메이저리그식 4일 휴식 5일째 등판 일정만 이겨내면 된다.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3승(1패)째를 올렸다. 7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면서 4안타 1볼넷만을 내주고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무실점했다. 올시즌 처음으로 100개의 공을 넘기면서 완벽한 피칭을 했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올시즌 원정에서만 3승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집밖에서 유독 강한 모습이다.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이닝으로 보면 올시즌 원정 26이닝 연속 무실점. 지난 시즌을 포함하면 28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이는 다저스 원정 최다경기 무실점 기록 타이다. 과거 오렐 허샤이저가 1988년 원정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한 바 있다. 4경기서 37이닝, 앞뒤 성적을 포함하면 4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닝수는 다소 부족하지만,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LA 타임스는 이에 "류현진의 다음 홈 경기에 좌측 외야에 대형 콜라병을 설치하고, 가운데엔 수영장을, 덕아웃이나 어딘가엔 펫코파크 마크를 붙여 다저스타디움을 위장해야겠다"고 평했다. 원정에서 유독 강한 류현진을 위해 무실점을 기록한 원정 구장 세 곳을 다저스타디움에 구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유머러스한 표현이었다. 대형 콜라병은 샌프란시스코의 홈인 AT&T 파크 외야 조형물이고, 애리조나 체이스필드엔 외야 풀이 명물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홈에서 15경기, 원정에서 15경기 등판했다. 홈과 원정 성적은 7승4패로 같았지만, 평균자책점은 홈에서 2.32, 원정에서 3.69로 차이가 있었다. 원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는 정반대로 강한 모습이다.
올시즌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선 단 한 경기 등판했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에서 2이닝 8실점(6자책)으로 역대 최악의 피칭을 했다. 하지만 당시 부진은 초반부터 계속된 무리한 일정으로 인한 후유증의 성격이 컸다. 투수 친화적인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은 류현진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원정에서 강해진 류현진의 올시즌 성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3일 필라델피아와의 홈경기로 예상된다. 홈에서도 당연히 잘 던진다는 걸 증명할 기회다. 이날 상대 선발은 베테랑 A.J.버넷(37)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 첫 승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게 있다. 바로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에서의 승리다. 현지 언론에선 아직까지 류현진의 등판 패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있다. 등판일 사이 불펜피칭을 거르고, 4일 휴식 보다는 5일 휴식 때 잘 던지는 류현진을 여전히 못 미덥게 보는 것이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 일정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선 한 시즌 내내 5일 등판 스케줄을 문제 없이 소화해야 한다. 이는 빅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인정받기 위해 류현진에게 남은 과제다. 류현진 역시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하는 게 메이저리그인만큼, 이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시즌 최악투를 펼친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전은 류현진이 올시즌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한 유일한 경기다. 이젠 호투로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야 한다. 향후 다저스의 일정을 감안하면,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에서의 호투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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