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펼쳐진 19~20일 그라운드는 잠잠했다. 응원도, 세리머니도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뜻이었다. 수원FC와 부천의 K-리그 챌린지 5라운드가 펼쳐진 수원월드컵경기장도 마찬가지였다. 눈에 띄는 세리머니가 하나 펼쳐졌다. 김본광(26·수원FC)은 골을 터뜨린 후 유니폼을 들어 올리며 안에 입은 이너웨어를 노출했다. 거기엔 '세월호 기적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K-리그 규정상 옐로 카드를 받았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값진 옐로카드였다. 김본광은 "홈에서 이겨서 기뻤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무언가 실종자 가족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본광은 이날 2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김본광은 후반 27분 정민우의 스루패스를 받아 첫 골을 터뜨렸고, 후반 41분 다시 한번 정민우의 패스를 절묘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그의 원래 포지션은 측면 미드필더다. 때때로 윙백으로도 뛴다. 십여년의 선수생활 내내 터치라인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빛이 나는 위치는 섀도 스트라이커다. 시즌 1,2호골을 성공시킨 김본광은 "원래 측면에서만 뛰었다. 작년에 처음 수원FC에 와서 처진 공격수로 뛰었는데 잘 맞는가 보다. 지난 시즌 부천전에서도 섀도 스트라이커로 뛰며 1골-2도움을 기록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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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팀컬러도 김본광과 잘 맞는 부분이다. 김본광은 2010년 제주에 추가지명으로 입단했지만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내셔널리그로 무대를 옮겼다. 천안시청과 목포시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 김본광은 지난 시즌 후반기 수원FC로 이적했다. 2부리그지만 K-리그 무대에 복귀했다. 김본광은 "제주에 입단했을때는 아무 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그래도 성인축구에 대해 눈을 뜨게된 것 같다"며 "팀이 워낙 공격적이다. 활동량이 많은 내 스타일과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본광의 목표는 다시 한번 K-리그 클래식에서 뛰어보는 것이다. 올시즌 챌린지 플레이오프 진출이 1차 목표다. 이를 위해 팀이 원하는 포지션은 어디든 뛸 생각이다. 물론 섀도 스트라이커로 계속 뛸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