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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속 무고한 시민 피해보는 드라마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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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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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발발 일주일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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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 475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오전 5시 기준 사망자는 128명, 실종자는 174명으로 집계됐다. 안타까운 사망자가 계속 늘어가는 시점. 전 국민이 끔찍한 비극에 몸을 떨고 있지만 정부의 대응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속 터지는 상황에 드라마까지 가세해 정부에 대한 시청자의 불신과 분노를 자극하며 화를 돋우고 있다. 힘 있는 자의 무지와 횡포로 절대다수의 평범한 소시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자극적이고 억지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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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드라마는 KBS2 수목극 '골든크로스'다. 주요 인물들 간 관계 설정부터 심기를 자극한다. 가진 것 없는 무고한 시민 가족 대 타인을 조종해서라도 제 욕심은 반드시 채우려는 상위 0.001%의 싸움. 결말에 예정된 카타르시스 여부와 관계 없이 당분간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으로 계속 소시민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꼴을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

극 초반 배우 지망생이었던 강하윤(서민지)은 아버지보다 나이 많은 고위 공직자 서동하(정보석)와 스폰서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서동하는 강하윤이 한민은행 매각 절차를 반대했던 강주완(이대연)의 딸이란 사실에 흥분해 홧김에 그녀를 살해한다. 이같은 서동하의 배후에는 골든크로스 클럽이 있었다. 한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비밀스런 조직, 여기 소속된 유명 로펌의 변호사 박희서(김규철)는 경찰을 매수하고 피해자였던 강주완을 협박해 오히려 딸을 죽인 가해자로 둔갑시킨다. 무고한 딸을 죽인 것도 모자라 그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몰고가는 파렴치한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진다. 아무리 드라마 속 전개라지만, 소시민이 고위층의 음모에 말려 억울한 피해를 보는 스토리가 현 시점과 맞물려 묘한 불쾌감을 자아낸다.

SBS 제공
SBS 월화극 '신의 선물-14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첫 회부터 딸을 잃고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했던 수현(이보영)에게 남은 것은 허탈함 뿐이다. 딸인 한샛별(김우빈) 유괴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 결과 범인은 대통령의 아들이었기때문. 기동찬(조승우)의 여자친구인 이수정을 죽인 것도 그였고, 이를 기동찬의 형 기동호(정은표)에게 뒤집어씌운 것도 그였다. 게다가 이를 대통령의 최측근이 도왔다니 기가찰 따름이다. SBS 수목극 '쓰리데이즈'도 국가 최고 권력인 대통령(손현주)는 자신의 이익이 우선인 무기 판매 업자 출신으로 재벌의 후원으로 '경제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당선됐다.

이같은 드라마 속 공통점은 모두 최상위 권력자들이 온갖 '나쁜 일'들을 저지르고, 약자인 '무고한 국민'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본다는 사실이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도 수학여행을 가던 수백명의 무고한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희생됐다. 윗 사람의 말을 법을 지키듯 순수하게 따른 대가였다. 사고 후 정부의 대응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의 구조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따졌다. 진심 없이 찾은 현장에서 온갖 구설을 일으켰다. 고위 관료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피해 가족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위급 상황에도 우왕좌왕하고 쩔쩔매는 아마추어식 대응까지 겹쳐 분노를 키우고 있다.

웃을 수 없어 예능 프로그램들이 무더기로 결방하는 시점. 사회 지도층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란 묘한 연상작용을 통해 홧병 나게 하는 드라마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골든크로스'는 수목극 시청률 1위까지 올랐던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을 이어받았지만 저조한 시청률(1회 5.7%, 2회 5%, 닐슨코리아, 전국일일기준)로 부진하게 출발했다. 전 국민이 비탄과 분노에 잠겨 있는 현 상황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외면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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