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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부액 1억원 → 3억원으로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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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기부 행위는 그 자체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다. 누구나 닮고픈 스타의 모범적 행동이 모방 효과를 이끌어 내 국민적 기부 확산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 가치는 돈으로 헤아릴 수 없다. '유명인일수록 익명 기부 대신 실명 기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액수가 많고 적음은 별로 중요치 않다. 그저 상황과 형편에 맞는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하면 그걸로 족하다. 실제 철저히 익명으로 기부하는 스타도 있다. 구조와 자원봉사에 나선 정동남, 김정구, 박인영 등 물적 기부 말고도 직접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도움을 주는 스타도 있다. 게다가 김장훈이나 션-정혜영 부부 등 기부와 봉사가 일상화된 연예인들도 수두룩하다. 이번 사건에 얼마를 기부했느냐는 결코 중요한 팩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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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부 액수라는 숫자는 정작 당사자들에게는 제법 무시하기 힘든 압박인 듯하다. 아직까지 미처 기부 행렬에 동참하지 못한 스타들의 상당수에게는 선뜻 결정이 힘든, 신경이 쓰이는 문제다. 사실 대부분의 스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일말의 도움이라도 주고픈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액수와 시기 문제 때문이다. 대중의 사랑과 인기를 먹고 성장한 스타들은 공통적으로 대중이 아파할 때 보은의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얼마를 어떤 시점에 기부할 것인가 하는 쉽지 않은 결단의 문제가 발생한다. '강요된 것도 아니고 자발적 기부인데 소신껏 하면 되지…'라고 손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통상 자신과 비슷한 레벨인 스타들의 기부 액수가 불문율 같은 기준이 되기 마련. 하지만 선뜻 먼저 냈다가 다른 스타들이 자신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기부할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보다 상위 클라스가 거의 없는(스스로 인정하든, 남이 그렇게 보든) 톱스타일수록 이러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부란 숭고한 행위지만 현실적으로는 '누가 얼마를 했느냐'에 많은 관심이 쏠리기 마련. 체면을 중시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유교적 문화가 남아 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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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스타들은 현지 소식에 민감하다. 주 활동 무대에서 자연재해나 인재 등 국가적 비극이 발생할 경우 결코 모른 척 할 수 없다. 대부분 기부 행렬에 동참함으로써 자신이 절대 돈만 벌어가는 이방인이 아님을 표시한다. 한류 스타들의 현지 기부 행위는 기본적으로 휴머니즘의 발로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제적 '거래 행위' 요소가 있음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즉,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돈을 벌었으니 현지에서 불행한 일이 벌어지면 성의 표시를 하는 것이 도리이자 지속적인 인기 유지의 대가인 셈이다. 실제 많은 한류 스타들이 동일본 대지진 사태 등 국가적 비상 사태에 통 큰 기부에 나선 바 있다.
나라 전체가 애통에 빠진 시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다. 마음을 나누고 아픔을 덜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부는 배틀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기부 후 "소액이라 죄송하다"는 말이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