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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전시(戰時)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LG의 인사철학이기도 했다. 2000년대 말 글로벌 경기침체 당시 삼성 그룹이나 현대차그룹 등 다른 재벌 그룹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수시로 교체할 때 LG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는 그간 야구단 인사에도 상당부분 적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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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판이라면 그냥 이 상태로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90경기 이상 남은 시즌을 이 상태로 돌파하는 것은 난센스다. LG는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하나는 조계현 감독 대행을 완전하게 감독으로 승격시키는 것.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새로운 외부 인물을 데려와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LG의 선택은 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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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이제 '양상문 감독 체제'로 남은 90여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정도 잔여 경기라면 순위 반전이 충분히 가능하다. 관건은 결국 양상문 신임 감독이 어떤 철학과 전략으로 팀을 이끌어가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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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감독이 바뀌면 이후 코칭스태프 추가 인사가 뒤따른다.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야구관이 비슷하고, 지시를 잘 이행해 줄 손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 LG 코칭스태프는 전임 김기태 감독의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또 선수들 역시 김 전감독과 그의 코치진이 추구하는 야구에 익숙해져 있다. 이걸 양 감독이 손대야 한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과연 현장을 3년 반동안 떠나있던 양 감독이 LG의 선수진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느냐는 점. 방송 해설위원으로 계속 야구를 지켜봤다고는 해도, 이는 피상적인 관찰일 뿐이다. 내부 깊숙한 사정과 선수들의 캐릭터를 상세히 파악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이 과정에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LG의 실험은 상당한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이 실험이 '신의 한수'로 훗날 평가되려면 LG는 구단과 선수단 모두 엄청난 각오와 노력을 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