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KIA 백용환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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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고 있어! 어서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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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의 햇살은 따끔하게 피부를 찔렀다. 그 뙤약볕 아래에서 KIA 타이거즈 포수 백용환(25)은 이를 악 문 채로 공을 받아냈다. 온몸은 땀에 젖은 지 오래. 3㎏에 달하는 포수 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하세베 유타카(46) 배터리 코치가 쳐주는 땅볼 타구를 받는 훈련이 벌써 한 시간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18일 낮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의 풍경.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앞서 KIA 덕아웃 한쪽에서는 하세베 코치가 백용환을 1대1로 가르치고 있었다. 훈련 내용은 단순했다. 하세베 코치가 배트를 휘둘러 땅볼 타구를 백용환 쪽으로 보낸다. 백용환은 이를 받아 홈으로 슬라이딩하는 가상의 주자를 태그하는 식이다. 공을 못잡으면 몸으로라도 블로킹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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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내용은 단순했지만, 분위기는 매우 심각했다.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KIA 선동열 감독이 "용환이가 고생 좀 하는구먼"이라고 할 정도. 백용환은 이날 다른 선수보다 30분 빠른 오전 10시30분에 그라운드로 나와 약 30분간 특별 타격훈련을 마친 뒤 한 시간이 넘게 계속 하세베 코치가 치는 타구를 잡는 훈련만 했다. 기진맥진한 백용환이 잠깐 무릎을 짚은 채 허리를 숙이면 어김없이 "준비하라!"는 하세베 코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큰 소리는 아니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다시 공 간다. 제대로 받아라!"
결국 백용환은 약 100여개가 넘는 공을 받아냈다. 그리고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숨을 헐떡이며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보면 '벌'을 받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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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가 있다. 전날 삼성전에서 백용환은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를 저질렀다. 홈으로 쇄도하는 박석민을 정확히 태그하지 않은 채 다른 주자를 쳐다봤다. 그 사이 박석민은 재치있게 홈을 밟아 추가득점을 올렸다. 명확하게 태그하지 못한 백용환의 실수다.
하세베 코치는 백용환을 혹독하게 훈련 시킨 뒤 말했다. "오늘의 훈련 목적은 홈으로 송구된 공을 잡아 태그하는 동작을 확실하게 가다듬기 위해서였다. 절대 벌칙 같은 성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전날의 실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 그걸 가지고 질책을 하는 것보다는 더 강한 훈련으로 기본기를 몸에 배어들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감정적인 징벌이 아니라, 백용환의 발전을 위한 채찍인 셈이다. 공을 받은 백용환 못지않게 100개 넘는 공을 쳐낸 하세베 코치도 땀을 흠뻑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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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베 코치는 "코치는 선수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백용환이 발전할 수 있다면 여러가지 훈련으로 도와야 한다. 오늘 그걸 했을 뿐"이라면서 "분명히 어제 백용환이 했던 플레이는 프로 선수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어제의 경험을 통해 백용환이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의 특훈이 과연 백용환의 성장에 어떤 역할을 하게될 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