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연일 오심 논란으로 시끄럽다. 하루에도 한두 건씩 오심이 나온다. 정말 올해 들어 오심이 급증한걸까.
지난 20일에도 결정적인 오심이 두 차례나 나왔다.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전에선 4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나온 박헌도의 좌익수 뜬공 때 홈으로 쇄도한 3루주자 김민성이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는 기이한 일이 발생했다. 이 장면은 중계방송을 통해 수차례 리플레이됐다. 1-0으로 넥센이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나온 추가점, 결국 넥센이 3대1로 승리를 가져갔다.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전에서는 3회초 1사 만루에서 유격수 앞 땅볼을 친 조쉬벨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중계화면 상으로는 아웃. 득점 인정이 안돼 KIA가 그대로 1-0 리드를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판정 하나로 동점이 됐다. 결국 KIA가 10대7로 승리했지만,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준 판정임에는 분명했다.
올시즌 쏟아진 오심을 굳이 열거할 필요도 없다.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경기 도중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오심을 저지른 심판을 폭행하고, 질병을 사유로 경기 도중 심판원이 교체되는 등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진들도 홍역을 앓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 오심이 늘어난 것일까. 사실 오심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오죽하면 '오심도 경기의 일부'란 말이 있었을까. 하지만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떠오르면서 문제가 커졌다. TV 중계를 접하기 더 힘들었던 과거와 달리 매일 전경기가 스포츠 전문 케이블방송사를 통해 중계된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중계를 접하는 채널도 다양해졌다. 야구팬들에겐 그야말로 천국이다. 언제 어디서든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중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람의 눈으로 쫓기 힘든 미세한 차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슈퍼슬로 카메라를 통해 아주 세밀한 차이까지 잡아낼 수 있다. 심판이 틀렸다는 게 화면을 통해 확인되면, 팬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불만을 표출한다. 매체환경 역시 역시 다변화되면서 오심 논란은 일파만파 번져간다.
오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심판진은 한껏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한 베테랑 심판위원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엔 잘못된 판정 하나에 '인신공격' 수준의 비난을 받게 된다.
또한 오심을 저지른 심판 외에 다른 심판들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콜을 주저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건 오심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말과 같다. 순간의 판단에 다른 생각이 개입되면 안 되는 게 기본이다. 심판의 고유 권한이라는 스트라이크존 역시 줄었다. 정확히 봐야 한다는 압박에 존은 점점 줄어갔다. 오심 논란으로 인한 '나비 효과'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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