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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의 지주회사인 ㈜부영은 지난 3월 현금배당을 했다. 배당금 총액은 98억원(주당 700원)으로 배당률은 14%였다. 배당금은 이중근 회장이 91억9170만원, 기획재정부가 3억1700만원,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성훈 전무가 2억1300만원, 우정학원이 7700만원을 각각 받아갔다. 현금유입이 거의 없는 장부상의 이익을 두고 과도한 배당을 했다는 논란과 오너가의 독식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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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현금 배당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모아질 즈음 부영은 임원을 제외한 부장 이하 직원연봉을 지난 5월부터 직급에 따라 15~30%까지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졸 초임은 연간 3100만원 안팎에서 4100만원 수준으로 오른다. 전반적으로 건설업계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놀라운 뉴스였다. 현장직원에 대한 처우개선도 이뤄진다.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경영 마인드를 바꾸기 위한 조치였다는 부영의 설명에도 시기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주위에서 부영그룹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결단이라고 꼬집자 부영은 보도자료를 돌린 것이 아니고 일부러 알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의도나 배경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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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은 2011년에도 70억원을 배당하고, 2012년에도 98억원을 배당했다. 보유현금이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그때마다 외부 차입금을 들여왔다. 부영주택에서 2013년 4월 86억원, 2013년 5월 57억원을 조달해 왔다. 최근 3년간 이 회장은 부영에서만 현금배당으로 235억원을 받았는데 이 시기에 대규모 차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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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은 광영토건의 '폭탄 배당'에 대해선 지난 10년간 배당을 하지 않다가 한 번에 배당한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억6700억원이었지만 2012년 회계연도까지 이익잉여금이 324억원 이상 쌓여있었다는 것. 주주가 이 회장 부자 두 명에 불과한 것도 문제지만 이 회장이 이 배당을 받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분 구조 변경 사유는 명의신탁 해지다. 타인 명의였던 광영토건 주식을 자기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주주가 바뀌고 나서 광영토건은 10년 치 배당을 한꺼번에 몰아서 했다. 이 회장은 배당을 받은 직후인 지난 1월 자신의 지분 중 49.39%를 매각해 현재는 지분을 42.28%로 낮췄다.
재계에서는 부영의 지배구조 재정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영 계열사 중 친인척 명의로 돼 있던 계열사 주식은 이 회장이 본인 명의로 바꿔 지분율을 높이고, 내부거래 문제 소지가 있는 가족 소유의 회사는 부영의 주력 계열사가 인수 중이다. 이 과정에서 거액의 세금이 발생해 대규모 현금배당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영, 대기업군 중 상장사 유일하게 '제로'
부영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산규모 15조7000억원으로 재계 22위권(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에 랭크됐다. 지속 성장세다.
지주회사 부영 외에도 부영주택·동광주택산업·동광주택·광영토건·남광건설산업·남양개발·부영씨씨·부영환경산업·무주덕유산리조트·대화도시가스·부강주택관리·부영엔터테인먼트·부영대부파이낸스 등 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회장은 1970년대 건설사를 세워 중동진출을 했다가 폐업했다. 이후 1983년 부영주택을 세운 뒤 임대주택사업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부영그룹 계열사는 한 곳도 없다. 총수가 있는 재벌그룹 중에선 부영이 유일하다.
회사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이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믿고 거래할 수 있다. 회사는 은행에서 필요자금을 차입하지 않고 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상장이 되면 회사는 사업보고서 공시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회사 내부 사정을 설명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규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장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국내 재벌그룹의 계열사 상장 비율이 15%에 불과한 것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재벌그룹은 비상장 회사들을 계열사로 편입해 손쉬운 사업확장을 하고 내부거래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가 주주 감시가 소홀할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비상장사를 통해 총수 일가는 더 쉽게 고액 배당을 받는다. 이른바 오너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셈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