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돼봐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삼성 라이온즈의 기세가 무섭다. 4일 휴식 후 KIA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가며 4연승을 달렸다. 굳건한 단독 1위. 점점 독주 체제를 갖춰가고 있는 삼성이다.
삼성이 잘 나가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외국인 타자 나바로의 존재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 처지던 삼성은 나바로를 1번 타순에 배치한 후부터 거짓말같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나바로가 1번 타순에서 경기를 풀어주자 타순 전체의 밸런스가 딱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실 시즌 개막 전에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뻔 했던 나바로다.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름값에서 밀렸다. 지금의 주 포지션인 2루수로 쓸지, 외야수로 쓸지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만큼 개막 전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나바로는 이제 삼성에 없어서는 안될 보배같은 존재가 됐다. 공-수 모두에서 맹활약이다. 그런데 곧 있으면 부상으로 이탈했던 조동찬이 돌아온다. 재활을 마친 조동찬은 곧 2군 경기에 투입될 예정이다. 조동찬이 1군에 합류하게 된다면 나바로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 가지 방법은 있다. 현재 삼성은 중견수 자리에 확실한 주전이 없다. 때문에 외야수로서 경험이 있는 나바로가 중견수로 가고, 조동찬이 2루로 들어가면 최강 타선이 완성될 수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류중일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류 감독은 "조동찬이 돌아왔을 때, 생각해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충분히 가능성은 열어둘 수 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이 조심스러워하는 이유가 있었다. 류 감독은 "조동찬이 힘도 좋고 수비에서도 도움이 되지만 타율로 보면 그렇게 확실한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기존 정형식, 박해민, 이영욱 등과의 경쟁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는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나바로의 외야 수비력도 문제다. 류 감독은 "웬만한 타구를 처리하는 정도지, 정형식과 박해민 등과 비교하면 한참 떨어진다"고 말했다.
결국, 최선은 나바로가 2루를 지키는 가운데 상대 투수에 따라 변칙 라인업을 가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좌완 선발을 내보내 좌타자인 정형식, 박해민, 이영욱 등을 투입하기 애매해진다면 그 경기에만 나바로를 중견수로 투입하는 식이 되는 것이다.
2루수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나바로가 중견수로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조금은 더 팀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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