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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신데렐라 스토리가 탄생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채은성은 자칫했다가 꽃 한 번 피워보지 못하고 야구를 접을 뻔 했던 위기에 놓이기도 했었다. 2008년 순천효천고를 졸업하구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3루수로 입단했는데 구단은 그에게 포수 전향을 권했다. 이유는 단 하나. 어깨가 강하다는 것이었다. 포수 자원이 부족했던 LG는 어떻게라도 포수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십수년간 포수를 하고도 프로에 와 애를 먹는 선수들이 부지기수인데, 채은성이 포수로 성공할 확률은 사실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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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채은성을 본 것은 당시 LG 유니폼을 입고 2군에 합류했던 신경식 타격코치였다. 신 코치는 "처음에는 원래 포수를 하던 친구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내야수 출신 선수에게 포수를 시키고 있었다"며 "딱 보는 순간 눈에 띈 선수였다. 방망이 하나만큼은 최고의 자질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포수 훈련 때문에 타격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래서 '이랬다가는 죽도 밥도 안된다. 이 선수를 1루수나 외야수로 돌리자'고 당시 노찬엽 2군 감독님께 강력하게 건의했다"고 했다. 만약,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포수로 3군과 2군을 오가는 1년을 보냈다면 채은성은 아마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어야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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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13시즌 2군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신 코치는 채은성과 최승준, 2명의 거포 유망주들에게 매일같이 특별 훈련을 주문했다. 채은성에게는 2군 경기도 꿈의 무대였다. 매일 경기에 나가니 신이 났다. 그렇게 방망이가 맞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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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의 자진사퇴 이후, 조계현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 당시 코칭스태프는 채은성을 1군에 올리려 했었다. 그런데 딱 그 시기에 2군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1군 데뷔를 미뤄야 했다.
프로야구 각 구단에는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지만,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수도 없다. 1군에서 스타 선수로 거듭나려면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 개인의 운도 따라야 한다고 한다. 선수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코칭스태프, 팀 발전 시스템을 만나야 한다. 이런 선수들을 잘 발굴해내는 팀이 결국 강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채은성 사례가 잘 설명해준다. 유망주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던 LG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유망주 1명을 발굴해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