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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골차로 패한 가나전 이튿날 홍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다. 훈련 중 이따금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이다가 선수들 쪽으로 다가가 어울리기도 했다.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결론은 본선이었다. "생각보다 잘 잤다." 웃음을 띠며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의 첫 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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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홍 감독은 공수 조직력과 패턴, 세트피스 연마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10일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진 가나전에서 0대4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전(0대1)에 이어 또 무득점으로 침묵한 홍명보호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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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가나전을 소화한 선수들은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패스, 체력 훈련으로 몸을 다졌다. 가나전 패배의 상처는 지웠다. 홍 감독은 "훈련 전에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는 등 처지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가나전 패배를 두고 제기되는 '정신력 해이'의 목소리는 경계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정신력이 과연 어떤 부분인 지를 생각해야 한다." 정신력으로 기량열세를 커버한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32개국의 정신력은 우열이 없다. 홍 감독은 "예전에는 정신력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정신력 강화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세월이 흘렀다. 지금 정신력으로 승부를 뒤집겠다는 등의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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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 프로젝트, 그 미래는
마이애미 전지훈련을 마친 홍 감독은 준비한 시나리오를 이구아수에서 그대로 풀어낼 계획이다. 홍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터닝포인트를 잡기는 어렵다"면서도 "(가나전 결과와 여파는) 걱정하지 않는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그들의 자신감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맞붙는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는 모두 브라질의 관문인 상파울루에 둥지를 틀었다. 홍명보호는 남서부의 이구아수에 동떨어져 있다. 이를 두고도 의심의 눈초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본선 개막을 앞둔 상파울루는 불안한 치안 뿐만 아니라 지옥체증까지 겹치면서 악명을 떨치고 있다. 홍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보면 상파울루 대신 이구아수를 택한 게 오히려 잘된 것 같다. 멕시코 대표팀은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갔다고 들었다"며 "한적한 곳에서 훈련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감독은 마이애미 전지훈련 출발 전 안톤 두샤트니에 코치와 데니스 이와무라 코치를 유럽으로 보내 상대국 전력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다. 가나전을 하루 앞두고 합류한 이들은 홍 감독에게 전력분석 결과를 보고한 상태다. 홍 감독은 "두샤트니에 코치와는 수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유럽 출장 때도 교감을 나눴다"며 "(러시아전) 포인트는 잡았다. 남은 기간 동안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마이애미에선 희비가 교차했다. 홍명보호는 브라질에서 반전을 꿈꾸고 있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