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타고투저의 시대. 마무리 투수 수난시대라고 한다. 잠실에서도 그랬다. 좌완 마무리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LG 트윈스 봉중근과 SK 와이번스 박희수가 모두 애를 먹은 하루였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양팀의 경기는 9-9로 정규이닝이 종료되며 연장으로 돌입했다. 양팀 마무리가 모두 무너졌다.
봉중근은 2-6으로 뒤지던 팀이 7-6 역전에 성공한 뒤 9회 경기 마무리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선두 김도현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이어 등장한 박계현이 댄 번트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해 내야안타로 만들어주고 말았다.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 3루 위기. 봉중근은 대타 안정광에게 통한의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힘이 빠진 봉중근은 사구 1개를 내주고 이재원에게 다시 한 번 적시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 패전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한 번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구위가 많이 떨어져있는 상황. 여기서 제구까지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상대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SK전 역시 상대 타자들이 침착하게 봉중근의 공을 공략해내는 모습이었다.
봉중근 뿐 아니었다. SK 마무리 박희수도 정상이 아니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는 선두 채은성을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이어 등장한 박경수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LG는 대기 포수가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재민을 대신해 백창수를 대타로 내세우는 강공을 선택했다. 희생번트로 똑같은 봉중근과 똑같은 1사 2,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박용택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다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공이 위력을 잃으니, 박용택이 변화구에 속지 않고 커트를 해내다 결국 안타를 만들어냈다.
오지환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박희수의 바깥쪽 공을 끝까지 보고 밀어쳐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진영을 고의사구로 걸러 이어진 1사 만루 위기. 박희수는 다행히 정성훈을 얕은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리고 이병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이닝을 마쳤다. 끝내기패를 당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박희수 역시 시즌 초반 보여줬던 위력적인 구위를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0km 언저리에 그쳤다. 특유의 날카로운 좌-우 코너워크도 실종됐다. 제구가 흔들리는 평범한 좌완투수의 공이었다. 우리가 알던 박희수가 아니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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