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도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 체제다. 게다가 평소보다 이른 페이스다. 지난달 16일 처음 1위에 오른 뒤로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뺏기지 않았다. 매년 날씨가 더워진다는 생각이 들 때쯤 치고 올라왔던 삼성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1위를 달렸다. 결국 '올해도 삼성'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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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까지 41승2무18패를 거둔 삼성의 승률은 무려 6할9푼5리. 7할에 육박하는 괴물 같은 승률이다. 7할 승률은 프로 원년인 1982년 OB(7할)와 1985년 삼성(7할6리)만이 기록했다.
게다가 올시즌 삼성만 만나면 추락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넥센 히어로즈가 3연전 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삼성에게 스윕을 당한 뒤엔 추락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저승사자'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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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도 한 차례 아픔이 있었다.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대구에서 3연패를 당했다. 당시 넥센은 앞선 한화전 2연패를 포함해 5연패에 빠졌다. 연패가 시작되면서 순위도 2위에서 4위까지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삼성이 1위에 오르기 전 마지막 1위 팀은 넥센이었다.
넥센에겐 고비였다. 선발이 약한 마운드의 약점을 메워주던 키플레이어 조상우가 이탈했다. 중간에서 한현희-손승락까지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빠지니, 선발과 불펜의 약점이 한꺼번에 노출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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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넥센은 고비를 이겨냈다. 더이상 추락을 막으면서 상위권에서 버텼고, 지난 10일과 12일 경기에서 다시 삼성과 만나 1승1무를 기록했다. 스윕패를 당한 후 삼성과의 4경기에서 2승1무다. 삼성전 이후 4일간 휴식을 취한 뒤, 지난주 6경기서 5승1패로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24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2사 1루서 1주자 박병호가 강정호의 적시타 때 홈에 들어와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24.
24일 대구구장. 삼성 상대로 입은 내상을 치유하고 온 넥센이 다시 삼성과 만났다. 삼성은 7연승으로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넥센도 만만치 않았다. 6대5로 승리하며, 삼성의 연승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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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넥센은 장타가 없어도 강한 팀이란 걸 보여줬다. 2회초 박병호의 발이 선취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나간 박병호는 강정호의 내야안타 때 3루수 박석민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홈까지 파고 들었다. 박병호의 질주엔 거침이 없었다.
김민성의 안타와 로티노의 내아땅볼로 1점을 추가한 넥센은 문우람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까지 나와 2회에만 3점을 냈다.
3회에도 박병호의 발이 빛났다. 2사 후 볼넷을 골라 나간 박병호는 강정호의 좌익선상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질주했다. 좌측 펜스에 맞는 과정에서 수비 측의 타구 예측이 힘들었지만, 홈까지 내달릴 준비를 하고 뛴 박병호의 센스도 인상 깊었다. 넥센은 김민성의 중전 적시타로 5점째를 뽑았다. 2회와 3회, 밴덴헐크가 잠시 흔들린 틈을 타 5점을 몰아친 것이다.
선발 밴헤켄이 5이닝 2실점하고 내려간 뒤, 넥센은 김영민(1⅓이닝 1실점)과 한현희(⅔이닝 무실점)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수비 실책이 아니었다면, 1실점도 없었을 것이다. 김영민의 성장으로 조상우의 공백도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삼성 상대로 8승1무7패로 상대전적 우위를 점했다. 3위로 창단 최초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으나, 준플레이오프를 넘지 못해 삼성과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삼성을 강하게 위협했던 팀은 분명하다.
넥센은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조상우의 복귀는 물론, 거듭된 부진으로 인해 2군에서 시즌을 완전히 새로 준비하고 있는 선발 문성현과 오재영이 후반기에 돌아온다. 문성현과 오재영은 그동안 2군에서 경기에 나서지 않고 기술적, 정신적 보완을 해왔다. 문성현은 22일 처음 2군 경기에 나섰고, 오재영은 이번주 등판이 예정돼 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삼성과 넥센의 진검승부가 펼쳐질까. 시즌 내내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되는 두 팀이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4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1루서 강정호가 내야 땅볼을 친 후 3루수 박석민의 악송구로 세이프되고 있다. 삼성 1루수는 채태인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