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투요? 벌써 잊었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죠."
한화 이글스의 우완투수 이태양은 신데렐라나 마찬가지다. 순천효천고를 졸업하고 2010년 5라운드 36번으로 한화에 입단했을 때만해도 140㎞가 넘지않는 공을 던졌던 그가 4년만에 한화를 이끌어가는 에이스가 됐다. 그것도 6월부터 갑자기 눈부신 피칭을 펼치고 있다.
지난 27일 포항 삼성전서는 자신의 최다 이닝인 8이닝을 던지면서 삼성 타선을 5안타 3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8회까지 117개의 공을 던지면서 호투한 그는 코칭스태프가 그만 던지자고 했음에도 본인이 완투 욕심을 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타자인 최형우에게 솔로포를 맞고 이후 안영명으로 교체. 한화 김응용 감독이 "용기가 있더라고"라며 웃을 정도로 이태양의 그 기백만은 높이 살만했다.
완투 욕심을 냈는데 첫타자 최형우에게 홈런을 맞았으니 아쉬울 법도 했겠지만 다음날 만난 이태양은 벌써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등판한 다음날 하는 100m 전력질주 7차례를 마친 뒤 덕아웃으로 돌아온 이태양은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그 전경기를 빨리 잊어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해까지도 단 1승도 없었던 무명. 4월에도 중간계투로 던지면서 조금씩 가능성을 보였고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며 점점 더 성장했다.
"1군에서 던지면서 점점 내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갈수록 더 오래 던지고 잘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등판 사이에 몸관리를 잘해 경기 준비를 잘한 것이 좋은 투구로 이어지는 것같다"고 했다.
입단대만해도 140㎞를 던지지 못했던 이태양은 당시 큰 키의 하드웨어를 보고 가능성만 가지고 뽑혔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키워진 케이스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우면서 구속이 올라갔다. 27일 삼성전서는 최고구속 149㎞를 찍었다. 몸관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경기를 준비하는 훈련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맞을까 걱정되는 타자가 없냐는 말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자신감의 표현일까 했는데 아니었다. 자신이 던지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공을 던진 이후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내가 던지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독서가 정신적인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평소 책을 읽지 않았는데 정민철 투수 코치의 권유로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고.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에서 탈락했을 때 코치님이 책을 읽어보는게 어떠냐고 하셨다. 그때 팬에게서 선물 받은 책이 있어 하루에 10분이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는 이태양은 "10분이 20분이 되고 30분이 되더라. 자기전에만 읽는데 올해 6∼7권 정도 읽은 것 같다"고 했다. '달인'으로 유명한 개그맨 김병만의 자전적 에세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읽으며 힘을 얻었다고. "내가 처음 잡은 책이었는데 내용이 마음에 와 닿았다.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됐다"고 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다음을 준비하는 이태양. 한화가 좋은 투수를 키워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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