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의 명성에 성이 차지 않는 활약, 그런데 이제 포지션도 문제다. 4번타자 이재원의 활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SK 와이번스의 외국인타자 스캇이 돌아왔다. 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지난 5월 28일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된 지 34일만에 1군에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전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4타수 무안타. 3-1로 앞선 5회초 세번째 타석에선 1사 2,3루의 타점 찬스가 오기도 했다. 하지만 스캇은 허무하게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SK는 5회말 곧바로 3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만약 스캇이 해결사 능력을 뽐냈다면, 흔들리는 상대 선발 이재학을 무너뜨리고 '빅이닝'을 만들 수도 있었다.
물론 복귀전 한 경기를 두고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 스캇은 이미 두 차례의 부상과 기타 상황에 의해 오랜 시간 영양가 논란에 시달려왔다. 무엇보다 다른 외국인타자들과 비교했을 때 경기 출전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
스캇은 1일까지 31경기(30경기 선발)에 나섰다. 스캇을 포함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외국인타자는 3명.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거나, 현재 빠져있는 넥센 히어로즈 로티노(48경기) KIA 타이거즈 필(47경기)보다도 훨씬 부족한 경기수다.
어쨌든 스캇은 돌아왔다. 그 사이 팀은 7위에서 헤매고 있지만, 이제부터 잘 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복귀하자 스캇의 포지션이 문제다.
스캇은 올시즌 개막전에서 좌익수로 나섰다. 하지만 선발출전한 30경기 중 좌익수로 나선 건 11경기에 불과하다. 경기를 치를수록 스캇의 불안한 수비력이 문제로 떠올랐다. 스캇은 4월 22일 인천 NC전에서 첫 번째 부상을 입기 전 17경기 중 7경기에 좌익수로 나섰지만, 부상 이후엔 그 빈도수가 뚝 떨어졌다. 5월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마지막으로 수비에 나서지 않았다.
SK는 스캇의 공백 이후 새로운 4번타자를 얻었다. 이재원이다. 오른손 대타 요원으로 역할이 한정됐던 이재원은 올시즌 들어 활용폭이 더욱 커졌다. 주전 포수로도 나서면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제 SK 라인업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타자가 됐다.
사실 이재원은 스캇이 없는 사이 성장했다. 4번타자 자리까지 꿰찼다. 둘이 공존하기 힘든 게 SK의 현실이다. 스캇이 첫 번째 부상을 입기 전 좌익수로 나섰던 7경기에선 스캇과 이재원을 함께 볼 수 있었다. 스캇이 좌익수로 나서는 대신,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들어선 것이다.
첫 번째 복귀 이후에도 이러한 공존은 계속 됐다. 스캇은 복귀전이었던 5월 13일 인천 두산전부터 3경기 연속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그런데 16일 대전 한화전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스캇이 지명타자로 갔음에도 이재원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날이 바로 이재원이 선발 포수로 나서기 시작한 날이다. 이재원은 16일과 17일 포수로 나섰다 18일에는 정상호에게 주전 마스크를 넘기고 지명타자로 나섰다. 이날이 스캇의 마지막 좌익수 출전이다.
SK 이만수 감독은 스캇의 복귀전이었던 1일 NC전에 앞서 둘의 포지션 문제에 대해 "재원이가 지명타자로 가면 사실 좀 애매하다"고만 말했다. 스캇의 수비가 완벽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선 이재원을 포수로 기용하는 게 최선인 것이다.
하지만 이재원은 포수로 나서면서 수비에 대한 부담은 물론, 체력적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최근 들어 4할 타율도 무너졌다. 정상호가 선발출전할 때 지명타자로 나서면서 체력안배를 했지만, 스캇이 온 뒤론 이 부분이 애매해졌다.
SK로선 경험이 많은 정상호가 꾸준히 나서면서 이재원의 부담을 덜어주고, 4번타자 이재원이 포수 경험까지 쌓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결국 스캇을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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