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내려갔어도 이렇게 구속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데뷔 첫 승을 거뒀는데 그의 얼굴은 크게 밝지는 않았다. 첫 승의 기쁨보다 떨어진 구속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SK 와이번스의 대졸 신인 박민호는 지난 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선발등판해 5⅔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며 7안타(1홈런) 2실점의 호투로 팀의 9대3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입단한 박민호에겐 세번째 선발 도전만에 데뷔 첫 승이라는 큰 선물이 따라왔다.
SK 이만수 감독은 10일 경기전 박민호의 피칭에 대해 "마른 땅에 단비가 내렸다"며 크게 기뻐했다. 사실 초반에 불안한 것에 대비해 김대유를 이미 2회에 투입 준비를 시켜놓기까지 했다는 이 감독은 "초반에 불안했는데 잘 넘기면서 좋은 피칭을 했다"고 했다.
정작 박민호는 승리보다 떨어진 구속이 걱정이었다. 140㎞가 넘는 빠른 볼을 구사하는 사이드암 투수로 알려진 박민호는 9일 경기서는 최고구속이 132㎞에 불과했다. 제구력을 잡기 위해 팔을 언더핸드스로로 떨어뜨렸는데 제구는 잡혔지만 대신 볼 스피드가 떨어진 것. 박민호는 10일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에는 그래도 138㎞까진 나왔는데 어제는 너무 안나왔다. 팔을 떨어뜨려도 그렇게 구속이 안나오진 않을텐데"라며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제구력을 찾은 박민호에게 구속 끌어올리기의 숙제가 내려진 것.
느린 구속이었지만 씩씩하게 던졌다. 1회초 선두타자였던 김주찬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첫 선발이었던 지난 6월 25일 광주 KIA전서 3이닝만에 7안타 5실점(4자책)한 기억이 떠올랐다. "초반에 잘던져야지하고 생각했는데 홈런을 맞아서 조금 불안했다. 그래도 김주찬 선배님이 베이스를 도시는 동안 로진도 만지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는 박민호는 "오히려 쳐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대신 구속이 느려 높으면 큰 것을 맞을 것 같아 낮게 던지려고 애썼다"라고 자신의 호투 비결을 자신감이라고 했다.
인천 시내에서 빵집을 경영하는 박민호의 부모 박영철-이정경씨는 아들의 첫 승을 기념해 10일 SK 선수단에 소시지 피자빵 200개를 선물했다. 이 빵을 만들기 위해 박민호의 부모는 경기후 빵집으로 가서 늦게까지 반죽을 했다고. 아들이 첫승을 했으니 빵집에서 특별 세일을 하지 않냐고 농담섞인 질문을 하자 박민호는 "마침 오늘(10일)이 한달에 한번 하는 반값 세일 날"이라며 웃었다.
박민호는 "지금은 선발을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내가 어떤 보직을 맡을지 모른다"면서 "어떤 보직이든 1군에서 열심히 하며 배우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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