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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구심 탓을 하면 한도 끝도 없다. 구심의 성향에 맞춰 빨리 적응을 해야하는 게 투수의 임무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폴 슈라이버 구심은 메이저리그에서 좁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유명한 심판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일관성 없는 판정까지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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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도 문제가 있었다. 5-0으로 앞서다가 2점을 내주고 맞은 2회말 무사 만루 위기. 1번 오스틴 잭슨 타석 때 체인지업을 낮게 제구하려고 했는데 폭투가 되면서 다시 1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이후 작심을 한 듯한 표정으로 직구를 뿌리기 시작했다. 좌-우 코너워크가 된 변화구 승부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듯 했다. 6구째 몸쪽 높은 공이 들어갔다. 볼이어도 할 말이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되자 잭슨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류현진도 허탈한 듯 웃었다. 류현진은 이어 등장한 2번 이안 킨슬러를 상대로 똑같은 코스에 공을 던졌는데 이번에는 볼로 판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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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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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커브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커브는 비중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를 노리는 타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느린 공이 위에서 뚝 떨어지며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면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 그런데 커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으면서 류현진은 던지는 구종이 단순해졌다.
1회말 2번 이안 킨슬러와 4번 J.D 마르티네스에게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공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높은 볼이 됐다. 2회말 선두 토리 헌터에게도 연속해서 커브를 던졌으나 모두 볼이 됐다. 이후 류현진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만 승부를 했고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체인지업마저 위력이 약하다 보니 연속 안타를 맞았다. 2회말 1번 잭슨에게 던진 초구 커브만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3회말에도 선두 카스텔라노스에게 초구 커브를 던지며 구종의 다양화를 꾀했으나 볼이 되면서 계속 어려운 경기가 이어졌고, 결국 조기 강판됐다.
2S 이후 안타
류현진은 2회말에 무려 8안타를 맞았다. 선두 헌터부터 9번 라자이 데이비스까지 무려 5명에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안타를 허용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의 승부가 아쉬웠다. 하위타선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까지는 잘 잡았지만, 이후 결정구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선두 헌터에게 우측의 큰 타구를 맞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헌터가 2B1S에서 바깥쪽으로 오는 공을 잘 밀어쳤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놀라운 송구로 심판이 2루에서 아웃을 판정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는 아쉽게도 세이프.
이후 이상하리만치 2스트라이크 이후 안타를 맞았다. 6번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서 볼 2개를 던진 류현진은 91마일(약 146㎞)의 직구를 던졌으나 우전안타를 맞았다. 무사 1,3루서 7번 알렉스 아빌라 역시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볼 2개를 주고 82마일(약 132㎞)의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안타로 연결돼 1실점했다.
8번 에우제니오 수아레스도 파울 2개로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 승부를 이끌었으나 결정구로 던진 체인지업이 볼로 선언됐고, 이어 다시 던진 체인지업에 좌전안타가 되면서 무사 만루가 됐다. 9번 데이비스는 1S에서 2구째 93마일(약 150km) 패스트볼에 정타를 허용, 유격수 내야안타가 됐다.
류현진은 하위타선을 상대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안타를 내주면서 어렵게 경기를 끌고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