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그의 불펜 투입을 놓고 '초강수'라고 평가한다. 13일 잠실 한화전에서 7회에 등판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는 28개. 결국 두산은 6대3으로 승리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 두번째 불펜투입이다. 다각도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는 초강수다.
꼭 필요했나
9구단 체제. 나흘 간의 휴식을 앞둔 팀의 사령탑은 항상 엄청난 유혹에 시달린다. 에이스급 선수들의 중간계투 투입을 한번 쯤은 고려해 보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 상의 루틴 상 5일 휴식 중간에는 불펜투구를 한다. 팀이 절체절명일 때 선발 투수를 불펜 투구삼아 30개 안팎의 공을 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장기적으로 좋지 않지만, 단기전으로 볼 때 필승계투조 이상의 효과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불펜진이 약한 팀의 경우, 이런 유혹은 더욱 심해진다.
흔히 포스트 시즌에 많이 본다. 1,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한 에이스급 투수들이 팀이 절체절명의 탈락 위기에 몰렸을 때 중간계투로 투입된다. 하지만 페넌트레이스에서는 갑론을박이 있다.
대부분 사령탑들은 장기 레이스에서 선발 투수의 변칙기용을 지양한다. 단,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팀이 절체절명의 상황으로 몰렸을 때다.
두산은 37승40패, 5위로 떨어져 있다. 4위 롯데와는 3.5 게임 차였다. 때문에 두산 송일수 감독은 "지금이 승부를 걸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게다가 전날 패한 두산 입장에서 최하위 한화전 2연패는 엄청난 데미지를 준다. 이날 패배는 '1패' 그 이상의 심리적인 충격이 있다.
하지만 두산은 투수진의 여유가 없다. 이용찬이 출전정지를 당하면서 이현승 윤명준 정재훈 등 필승계투조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오현택이 3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윤명준은 2연속 등판으로 나오기 힘들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니퍼트의 등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부작용은 없을까
니퍼트는 포스트 시즌에 간간이 변칙적으로 중간계투로 투입되곤 했다. 극과 극의 결과가 교차했다.
2012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0으로 앞선 8회말에 등판했다. ⅓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난조. 결국 3대4로 패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2-1로 앞선 8회에 등판,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그리고 5차전에서는 9회 박병호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어깨와 연결된 등 부상이 있었다. 7월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두 달 정도 쉬었다. 구단에선 등 부상으로 발표했지만, 정황상 어깨와 등 사이 오랜기간 뼈와 뼈가 맞닥뜨리면서 생긴 석회제거수술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본적으로 재활은 잘 됐다. 지난 시즌 어깨 부상과 재활의 여파로 150㎞을 상회하던 패스트볼 구속 자체가 145㎞ 정도로 떨어졌었다. 하지만 올 시즌 구속 자체는 다시 150㎞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부작용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다음 경기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변칙 등판 이후 니퍼트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세 차례 등판에서 위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각각의 선발 투수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리듬과 루틴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요소다.
게다가 부상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민감한 선발 투수의 경우 휴식일정이 흐트러지면 컨디션 난조가 쉽게 찾아온다. 니퍼트는 다행히 그런 유형의 선발은 아니다. 하지만 불펜투구와 실전은 모든 면에서 다르다. 컨디션 점검 차원의 투구가 실전에서 발현되면 육체적 피로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체력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역시 더욱 커진다. 부상 전력이 있는 니퍼트 입장에서는 좋을 게 없다.
두산이 처한 팀 상황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지만 니퍼트 개인에게는 장기적으로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의 희생정신이 놀라울 뿐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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