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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감독이 하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축구가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종목임을 새삼 느끼게 만든 3-4위전이었다. 루이스 스콜라리 브라질대표팀 감독은 전략과 용병술에서 루이스 판 할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에게 녹다운을 당했다. 이날 스콜라리 감독이 가지고 나온 전략은 템포 조절과 네덜란드 수비 뒷 공간 침투였다. 브라질 축구사에서 최악의 패배로 기억될 4강전에서 얻은 교훈을 그대로 적용시켰다. 당시 브라질 선수들의 수비 전환이 늦으면서 융단폭격을 막을 수 없었다. 포지션 스위치가 활발하게 이뤄지면 빠른 공격 전개가 펼쳐졌지만, 세밀함이 떨어지면서 자주 패스가 차단됐다. 이후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협력수비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수적으로 열세에 놓인 브라질 수비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템포 조절에도 실패했고, 무턱대고 올린 3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3-4위전에서도 스콜라리 감독의 묘수는 통하지 않았다. 템포 조절은 오히려 네덜란드를 도와주는 꼴이 됐다. 평범한 패스는 네덜란드의 강한 압박에 맥을 추지 못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루이스 구스타보(볼프스부르크)와 파울리뉴(토트넘)는 수세시 힘을 싣지 못하면서 네덜란드의 폭풍 역습을 막아내지 못했다. 공격루트도 이미 노출된 상태였다. 중원싸움에서 밀린 뒤 수비수 뒷 공간을 위협하는 롱패스가 자주 나왔지만 공격수들과의 호흡이 전혀 맞지 않았다. 전술없는 '뻥 축구'를 보는 듯했다. 아무리 '전술의 핵' 네이마르가 빠졌다고 해도 공수에서 너무 허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브라질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이번 대회의 화두는 '선수'가 아닌 '팀'이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