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리그 다승왕 출신의 한국 무대 도전은 결국 실패로 귀결되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선발 투수 D.J.홀튼(35). 올해 KIA가 야심차게 영입한 카드다. 경력이 화려했다. 특히 2011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19승6패, 평균자책점 2.16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퍼시픽리그 다승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나이가 다소 많고, 부상 경력이 있었지만 아시아 야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 올해 KIA가 기대를 많이 걸었다.
시즌 초반에는 날카로운 제구력과 체인지업, 그리고 위력적인 하이볼을 앞세워 팀의 2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홀튼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구위 자체가 시즌 초반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홀튼은 4월까지는 총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48로 뛰어난 활약을 했다. 그러나 이후 갈수록 성적이 나빠졌다. 5월부터 7월 올스타 휴식기 이전까지 나온 11경기에서는 2승6패, 평균자책점 5.58로 부진했다.
급기야 전반기 막판부터 '교체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후반기 4강 진입을 위해 전력 투구를 해야 하는 KIA로서는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됐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웨이버공시 마감일이 24일이기 때문에 더 망설일 시간이 없다.
그래서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전은 홀튼에게는 사실상의 마지막 시험무대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선 감독은 홀튼의 교체 여부에 대해 "그럴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상당히 애매한 표현을 했다. 일부러 말을 꼬아서 대답했다. 아직까지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입장이라 일부러 표현을 애매하게 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만약 홀튼이 이 경기에서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고, 또 다시 실망스러운 경기를 한다면 결단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적합하다.
그러나 홀튼은 마지막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비교적 잘 막아냈지만, 4회에 만루홈런 한 방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3-0으로 앞선 4회초.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홀튼은 이병규(7번)를 9구 승부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게 화근이었다. 결국 손주인에게 2루수 쪽 내야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8번 백창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9번타자 최경철에게 방심하고 말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밋밋한 슬라이더(시속 134㎞)를 던졌다가 좌월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결국 투수 교체. 홀튼의 이날 최종 성적은 3⅓이닝 6안타(1홈런) 3볼넷 5삼진 4실점. '교체'를 피하기에는 상당히 미진한 내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과연 KIA는 홀튼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리게 될까.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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