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날. 첫째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이 좋다가, 짚신 장수인 둘째 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자식을 생각하면 어느 것을 줘도 아깝지 않은 어머니의 마음을 잘 표현한 우리 얘기. 프로야구 막내구단인 kt 위즈 김영수 사장이 이 마음을 똑같이 느꼈다.
김 사장은 25일 제6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열린 목동구장을 찾았다. 협찬사 야구단의 사장이라서 찾은 것일까. 아니다. 이날 목동구장에서는 덕수고와 청주고의 16강 대결이 펼쳐졌다. 공교롭게도 kt는 양팀 에이스 투수들을 올해 신인 1차지명에서 선택했다. 덕수고 엄상백, 청주고 주 권이었다. 이변이 없는 한 두 사람이 선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고, 내년이면 kt의 마운드를 이끌 두 투수가 맞붙는다는 소식에 관심이 모아졌다.
kt 구단은 김 사장에게 두 사람의 활약 내용을 매일같이 정리해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는 사실을 인지한 김 사장은 스스로 "목동구장에 나가보자"라고 했다. 사실 이 경기는 24일 열릴 예정이었는데, 장맛비 때문에 일정이 하루 연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모든 스케줄을 조정하며 목동구장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1차지명을 했지만, 아직은 정식으로 kt 선수가 아니다. 각각 덕수고와 청주고 선수다. 그래서 김 사장은 조심스러웠다. 경기 전 두 사람을 따로 만나 "최선을 다하되, 절대 다쳐서는 안된다"라는 덕담을 건넸고 양교 감독에게 "좋은 선수로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라는 인사만 남겼다. 주변의 요청에 두 선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간단히 실시한게 전부였다.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 사장은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과 함께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두 자식을 전쟁터에 내보내놓고, 누가 이겨도 좋지 않을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고 한다. 경기 결과는 엄상백의 판정승. 엄상백이 7이닝 1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끈 반면, 주 권은 7실점하며 5회 강판됐다. 김 사장은 엄상백의 훌륭한 피칭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주 권이 밀리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경기 후 김 사장은 두 사람을 따로 찾아 이온음료 한 병씩을 손에 쥐어줬다. 김 사장이 kt의 미래를 이끌어갈 두 어린 선수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격려 표시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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