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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외국인의 예능 출연이 색다른 일은 아니다. KBS2 '미녀들의 수다'와 tvN '섬마을 쌤'처럼 외국인 패널로만 꾸며진 프로그램도 제작됐다. 샘 해밍턴, 로버트 할리, 사유리 같은 예능스타들도 방송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비정상회담'은 기존의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된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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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캐릭터의 조화도 '비정상회담'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샘, 에네스, 기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선한 인물이다. 여기에 제작진의 센스가 더해지면서 캐릭터가 빠르게 잡혔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에겐 문장의 끝맺음이 '~요'가 아닌 '~욥'으로 들리는 특유의 억양과 이탈리아 국기 색을 반영한 자막을 붙여서 캐릭터를 부각시켰다. 또한 성시경과 사자성어 대결을 펼치고 평소에도 맹자를 읽는 미국 출신 타일러에겐 '척척박사'란 별명이 붙었다. 거침 없는 돌직구 발언과 보수적 의견을 보이는 에네스는 '터키 유생'이라 불리고 있다. 연출자 임정아 PD는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갖고 여러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해서 토론까지 갈 수 있는 사람들을 캐스팅했다"며 "방송 출연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얼굴이 아니라는 점이 신선함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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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출연진이 논쟁하는 모습을 보면 시사 토론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치열하다. 진짜 정상회담도 아닌데 긴장감까지 느껴진다. 한 방송 관계자는 "토론은 기본적으로 말싸움이다.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 가장 재밌다고 하지 않나. 예능임에도 시사 프로그램의 토론 형식을 빌려온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임정아 PD는 "논쟁을 할 수 있는 토론 대형을 갖추기 위해 세트도 새롭게 고안했다"며 "서로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거리에서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도 생기고 출연진 간에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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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의 토론이 감정 다툼으로 번지려는 순간, 회담장에는 '손에 손잡고'가 울려퍼진다. 출연진은 손을 잡고 '떼창'을 부르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이것이 진짜 다문화 사회 아니겠는가. 그래서 '비정상회담'은 조금 더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