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역시 영리했다.
힘으로 맞선 초반 상대에 막히가 곧바로 투구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류현진은 1회와 2회 주로 직구위주의 피칭을 했다. 최고 94마일(151㎞)의 빠른 공을 앞세워 힘으로 윽박질렀다. 2회까지 40개를 던졌는데 이중 26개가 직구로 65.7%나 차지했다. 하지만 시카고 컵스의 젊은 타자들은 직구에 타이밍을 잘 맞췄다.
1회초 1사후 2번 크리스 코글란에게 91마일의 직구를 통타당해 우월 2루타를 허용했던 류현진은 4번 스탈린 카스트로에겐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으려다 중전안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다. 이후 5번 저스틴 루지아노에게도 93마일의 직구를 던졌다가 잘맞힌 좌측 타구를 맞았다. 다행히 좌익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22개 중 13개가 직구였다.
2회에도 류현진의 직구위주의 피칭은 계속됐다. 18개의 투구 중 물 13개가 직구였다. 하위 타선이라 더욱 힘으로 밀어부친 느낌. 1사후 7번 크리스 발라이카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8번 주니어 레이크와 9번 와다 쓰요시를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3회부터 투구 패턴이 확 바뀌었다. 직구보다는 변화구가 더 많이 구사되기 시작한 것.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함께 던지면서 직구 타이밍을 잡던 컵스 타자들을 쉽게 상대했다. 주자를 항상 내보냈지만 다양한 변화구로 쉽게 처리했다. 5회와 6회엔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투구수도 줄여 나갔다.
2회까지 40개의 공을 던져 5회 이상 버티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3회부터 68개로 5이닝을 막아냈다. 2회까지 40개 중 26개가 직구였는데 3회부터 7회까지 68개 중에선 직구가 25개였다. 36.8%로 떨어뜨린 것. 류현진의 영리한 피칭이 아쉽게 승리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그가 왜 12승을 거두는 투수인지 알 수 있게 한 경기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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