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질 듯 했던 KIA 타이거즈의 '4강 진입' 목표가 다시 새 불씨를 피워올렸다. 최근 3연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냉정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희망'이라는 달콤한 단어 뒤에 숨지 말고, 차가운 현실을 마주봐야 한다. 그래야 목표 달성을 위한 바른 길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KIA는 잔여 시즌동안 '빅 3'를 꺾지 못하면 4강에 못간다.
'빅 3'는 현재 상위권 3개팀, 즉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 그리고 NC 다이노스를 말한다. 이들과 4위 이하의 팀들과는 차이가 크다. 10일까지 기준했을 때, 오직 '빅 3'만이 승률 5할을 넘기고 있다. 또 3위 NC와 4위 롯데 자이언츠의 승차는 7경기나 된다. '빅 3'는 괜한 표현이 아니다.
그런데 KIA는 올해 유난히 '빅 3'팀에 고전했다. 삼성과는 9번 싸워 7번을 졌다. 승률은 고작 2할2푼2리. NC와는 12번 대결했는데, 고작 3번 이겼다. 승률 2할5푼이다. 그나마 '빅 3' 중에서는 넥센전 승률이 조금 낫다. 12번 맞붙었는데 4번 이겼다. 승률 3할3푼3리다. 세 팀 가운데에서 '아주 조금' 나았다.
이들 세 팀에게 이렇게 철저히 당한 결과가 바로 현재의 KIA를 만들었다. '빅 3'팀들과의 총 전적은 33전 9승24패. 승률은 2할7푼3리였다. KIA가 만약 이 과거 전적에서 5승만 건졌다면 지금쯤 48승48패로 정확히 승률 5할을 찍으며 4위의 주인이 됐을 것이다. '4강 진입'에 허덕이는 신세를 충분히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식의 가정법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되돌릴 수 없는 일에 집착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하는 게 낫다. KIA와 '빅 3'의 악연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10일까지 KIA는 96경기를 치렀다. 이제 고작 32경기가 남아있다. 그런데 하필 '빅 3'와의 잔여 경기수가 상당히 많다. 올 시즌에는 팀별로 16차전씩 치른다. 따라서 삼성과는 7경기가 남았고, 넥센-NC와는 각각 4번씩 더 만나야 한다. 이들의 총합은 15경기. KIA 잔여경기수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KIA의 입장에서는 공포스러운 스케줄이다.
그렇다고 절망만 할 필요는 없다. 최근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 만약 '빅 3'와의 남은 대결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둔다면 KIA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우선은 4강 진입의 희망을 더 크고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렇게 해서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면 또 다른 힘이 생긴다. 바로 '빅 3'와의 후반기 대결에서 얻은 자신감이 포스트시즌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빅 3'와의 남은 15경기에서도 앞서 대결과 마찬가지의 승률이 이어진다면 4강 진입은 불가능하다. 결국 KIA는 남은 '빅 3'와의 대결에 모든 힘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목표의 최저치는 '7승8패'. 적어도 7승 이상은 해야 4강 가능성이 있다. 이걸 못하면 '4강'을 말할 자격도 없다. KIA가 '배수의 진'을 써야할 시점, 바로 지금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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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올시즌 '빅3(삼성 넥센 롯데)' 상대 전적
=팀=승패(무)=승률=잔여경기수=
=삼성=2승7패=0.222=6경기=
=넥센=4승8패=0.333=4경기=
=NC=3승9패=0.250=4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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