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린 대구야구장.
삼성 배영수가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 한 켠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갑자기 취재진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주위에서 자꾸 베테랑 베테랑 하는데, 제 나이가 그렇게 많은 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식사를 하러 갈때도 몇몇 야구팬이 다가오셔서 '아직까지 야구를 하는데, 얼마나 고생이 많냐'고 하신다"고 했다.
일종의 하소연이다. 실제 그의 나이는 많지 않다. 1981년 5월4일 생이다. 한국나이로 34세다.
2000년부터 삼성에서 줄곧 뛴 '푸른 피의 에이스'다.
그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입단 초기 그는 불같은 강속구를 뿌렸다. 2004년 17승2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며 다승과 승률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선발 투수였다. 페넌트레이스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은 모든 야구팬에 잊지 못할 기억이다. 10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150㎞ 이상의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2006년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결국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2008년 복귀했지만, 평균 구속은 10㎞ 가까이 떨어졌다.
그러나 제구력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떨어졌던 구속도 조금씩 끌어올렸다. 140㎞ 중반대까지 패스트볼 구속을 끌어올린 배영수는 지난해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하며 부활했다.
이런 우여곡절 때문에 그가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베테랑으로 느끼는 게 사실. 게다가 삼성 투수진의 정신적인 리더로서 더욱 성숙한 느낌이 난다.
사실 그에게 베테랑이라는 표현은 역경을 이겨낸 투혼과 최강 삼성 투수진의 정신적 리더라는 긍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팀에 대한 희생정신도 투철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배영수는 "팀동료 윤성환과 같은 나이다. LG 류제국(한국나이 32세)과는 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배영수가 두 선수에 비해 묵직한 무게감이 느끼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너무 나이가 든 이미지가 짙다. FA계약도 해야하는데"라고 '하소연'을 했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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