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승이 빠지는거나 마찬가지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이번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강정호의 공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15승짜리 선발투수가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강정호가 넥센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염 감독은 명확한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염 감독의 말대로 강정호는 후반기 들어서도 공수에 걸쳐 절대적인 공헌도를 과시하며 넥센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강정호는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강정호의 기세는 거칠 것이 없다.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선두인 박병호를 2개차로 압박했고, 타점은 107개로 늘리며 단독 선두를 달렸다. 타율은 3할5푼8리로 끌어올렸다. 지난 2006년 데뷔 이후 도루를 제외한 타격 주요 7개 부문서 최고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미 홈런과 타점은 생애 최다 기록을 세웠고, 유격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다. 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는 박병호의 가장 큰 적수이기도 하다.
타자 트리플크라운이 불가능한 것도 있다. 이날 현재 강정호는 타율 3할5푼8리로 이 부문 5위에 랭크돼 있다. 1위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0.369)와는 불과 1푼1리 차이 밖에 안난다. 타점과 홈런 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시즌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입장이다. 역대 타자 트리플크라운은 3번 밖에 없었다. 지난 1984년 삼성 이만수와 2006년과 2010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대기록을 달성했다.
또 강정호는 홈런 3개를 추가하면 지난 1985년 주니치 드래곤즈 우노 마사루가 세운 아시아 유격수 한 시즌 최다인 41홈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기록한 57개다.
강정호는 이미 3년전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표적이었다. 올시즌에는 메이저리그 각 구단 이사급 스카우트들이 내한해 강정호의 활약을 체크하고 있다. 계약에 관해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스카우트들 앞에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강정호의 시선은 팀의 첫 우승을 향해 있다. 이날 염 감독이 농담삼아 "미국에 가면 내 방 하나 빼줄 수 있지?"라고 하자 강정호는 "팀이 우승하면 하겠습니다"고 화답했다. 강정호는 입단 후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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