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병헌과 음담패설이 담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돈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된 모델 이씨. 사건은 해프닝으로 정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구속된 이씨 측이 갑작스레 새로운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병헌과 결별로 인한 우발적 사건'이라는 충격적 주장. 이병헌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양측의 엇갈린 주장. 2라운드 진실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11일 오전 이씨의 변호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병헌의 일방적인 결별 통보로 인해 이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큰 파문이 일었다. 이씨는 이병헌의 외도를 주장하고 있는 셈. 사실 여부를 떠나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함으로써 스타의 이미지에 흠집을 낼 수 밖에 없는 발언이다.
이씨는 왜 이런 사실을 뒤늦게 주장하고 나선걸까? 이병헌 측의 주장처럼 형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계획일까. 이씨는 왜 이병헌의 흠집내기에 나선 것일까. 과연 진실은 무엇인지 양 측의 주장을 토대로 정리했다.
6월 경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다
양측 모두 6월 경에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됐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이씨의 변호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3개월 전부터 이병헌을 만나기 시작해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몇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피의자인 이씨와 김씨를 아는 지인의 소개로 6월 말 경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연예계 선후배로서 지인의 소개를 통한 일반적인 만남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결별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과 온도차
우선 모델 이씨 측은 "이병헌이 8월경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해 이씨가 마음의 상처를 입고, 동영상을 이용해 협박하게 된 것"이라며 실연의 상처로 인한 우발적 범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이병헌 측은 "더 이상 지인으로 지낼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고, 그만 연락하자고 전했던 말이 결별로 와전된 것 같다"며 피의자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 모두 8월 경 관계를 정리하게 됐다는 데는 같은 입장이나, 뉘앙스가 다르다. 모델 이씨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표현 자체가 연인 사이에 결별을 암시하게 하는 데 반해, 이병헌 측은 지인의 관계로만 정의했다. 이는 일반 대중들의 시각과 연예인의 입장이 다른 부분도 이해해야 할 대목이다. 비연예인의 입장에서는 "그만 만나자"는 뜻을 연인 사이의 결별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폐쇄적인 특성이 짙은 연예인들의 경우 이성끼리의 결별 뿐 아니라,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은 이와의 결별을 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본인에게 해를 끼칠 것 같은 관계에 대해 끊어버린다는 의미다.
이병헌은 이씨의 불순한 의도를 알고 있었다?
이병헌 측은 "피의자들이 요즘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하는 등 무언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더이상 지인으로 지낼 수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병헌이 이씨의 불순한 의도에 대해 낌새를 채고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병헌은 동영상 유포를 빌미로 50억을 협박을 당했던 지난달 28일, 곧바로 김씨와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톱스타로서 공개되는 데 대한 부담보다 신고가 우선이었던 것. 이처럼 신속한 의사 결정에는 이병헌의 확신이 컸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왜 공갈녀는 유부남 이병헌과 결별했다고 주장하는가?
이병헌 측은 우발적인 범햄임을 강조해 중형 선고를 피하기위한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병헌 측은 "우리가 경찰조서에 진술한 내용과 피의자 두 명의 진술이 일치하고, 그에 따라 피의자들의 구속수사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이런 식의 대응은 계획적인 범행을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중형 선고를 피하기 위해 우리를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고자 자기방어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호소했다.
실제 우발적인 범행과 계획적 범행의 형량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없는 사실을 지어내 있는 사실처럼 만들어 명예를 실추시킨다면 명예훼손죄가 가중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L&H 종합법률사무소 노희준 변호사는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언론에 알려 공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 다만, 변호사가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기위해서 한 변호 활동의 일환이었다고 한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진실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 다만, 이 사건의 본질은 공갈죄이며 적어도 피의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연예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일 이병헌은 20대 여성 2명인 모델 이씨와 걸그룹 글램의 멤버 다희로부터 공갈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일 새벽 두 피의자가 검거됐고, 경찰 조사에서 협박 사실을 시인했다. 현재 두 사람은 구속 수사 중이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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