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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은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9회말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풀이 죽어 있는 후배들을 향해 손뼉을 치며 "끝난 거 아니다. 다시 할 수 있다"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돋웠다. SK는 9회말 조동화와 박정권의 적시타을 앞세워 2대1로 믿기 어려운 역전승을 거뒀다. 박진만의 존재감이 단적으로 드러난 경기였다. 박진만의 리더십이 젊은 선수들의 마음을 일깨우고 하나로 모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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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데뷔한 박진만은 올해 프로 20년차의 베테랑이다. 그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6번이나 차지했다. 역대 선수들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포수 진갑용과 함께 우승 반지가 가장 많다. 박진만 스스로 "6개의 반지가 다 어디 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우승 경험이 풍부하다. 그만큼 시즌 막판 중요한 시점이나 포스트시즌서 팀이 어떤 '분위기여야' 하는지를 잘 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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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떠올렸다. 당시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한국은 3-2로 앞선 9회말 류현진이 난조를 보이자 정대현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이때 유격수 박진만이 마운드로 다가가 정대현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장면이 있었다. 박진만은 "대현이하고 대표팀 생활을 오래 했다. 별다른 얘기는 안했다. 그냥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아주 잘 한 것인데, 부담 가질 필요없다'고 말해줬다. 그런데 병살타를 유도해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고 회상한 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거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응원해주고 두드려 주는 일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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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은 이미 주전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줬지만, 여전히 SK에서는 리더십이라는 큰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박진만은 그것조차도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