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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지난 2012년 한국시리즈 MVP였다. 일본에서 돌아온 첫해 삼성에서 두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2013년은 악몽과 같았다.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으로 1995년 한국무대 데뷔후 최저 타율과 최저 타점을 기록했다. 8년 연속 이어오던 20홈런도 스톱. 올시즌 이승엽의 부활 여부는 시즌전까지 삼성의 화두 중 하나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전성기의 이승엽을 생각하면 안된다 이승엽도 이제 38세다"라며 이승엽에 대한 기대의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 처음으로 6번타자에 배치된 이승엽은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한층 간결해진 스윙으로 상대 투수들을 압박했다. 정규리그를 1경기 남겨놓은 상화에서 전경기에 출전한 이승엽은 타율 3할8리에 32홈런, 101타점을 올렸다. 역대 최고령 30홈런의 주인공. 류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15일 "무엇보다 이승엽의 부활이 반갑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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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삼성이 외국인 타자로 나바로를 발표했을 때 많은 야구 전문가와 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류 감독은 입대한 배영섭의 자리를 메워줄 외야수를 찾고 있었는데 나바로는 주로 내야수로 활약했었기 때문. 게다가 다른 팀들이 줄줄이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선수들을 앞다퉈 영입했는데 나바로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많지 않았고 성적 또한 별로였기 때문이다. 조기에 교체되지 않겠냐는 섣부른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바로를 그런 눈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대 최강의 1번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나바로는 15일 현재 타율 3할1푼, 31홈런, 98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30홈런에 100타점 가까이 기록한 1번타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나바로는 게다가 볼넷도 많다. 96개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좋은 공이 오면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지만 볼을 잘 골라내는 선구안도 갖추고 있는 것. 삼진은 70개다. 30홈런 이상을 친 선수 중 나바로보다 적은 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팀동료 최형우(68개)뿐이다. 삼성은 시즌 초반 1번을 쳤던 배영섭의 공백을 메우려 정형식 박한이 김상수 등을 기용했지만 실패했고 나바로가 1번을 맡은 뒤부터 팀 타선 전체가 살아났다. 수비 역시 엉성한듯 한 자세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보였다. 그를 '복덩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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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이 삼성의 주전 중견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류중일 감독을 끝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포지션이 중견수가 아니었을까. 나바로의 1번 배치로 배영섭 공백 반을 메웠지만 중견수는 4월이 끝나도록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류 감독은 계속해서 후보들을 올려 시험했지만 마음에 드는 이가 없었다.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만 나왔던 박해민은 5월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처음으로 선발출전했었다. 이날 4타수 2안타에 3루타 1개, 2타점을 올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해민은 폭넓고 안정적인 중견수 수비와 빠른 발로 주전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류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얘기할 땐 바뀌는 자리만 알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언제가부터 류 감독은 중견수에 대해 말하지 않기 시작했고 취재진 역시 중견수가 누구인지 질문을 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박해민이 나서는 것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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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