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경기 전 한대화 감독이 필에게 타격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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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제 책임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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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한대화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이미 모든 상황을 예상했던 듯 초탈함마저 배어있었다. 한 수석코치의 첫 마디는 "미안합니다"였다. 이는 KIA 팬들을 향한 사과의 말이라고 볼 수 있다. 감독의 오른팔인 수석코치로서 팀의 추락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한 수석코치는 28일 KIA로부터 해임통보를 받았다. 이날 KIA가 김기태 감독을 제8대 사령탑으로 선임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새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 전 감독의 최측근인 수석코치는 대부분 팀을 떠나게 된다. 한 수석코치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의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성 계획안에 한 수석코치는 들어있지 않았다. KIA가 이날 발표한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마무리훈련 캠프 참가 명단에 한 수석코치의 이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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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수석코치는 "예상했던 바다. 구단으로부터도 이런 내용을 통보받았다. 그래도 새 감독님이 오시기 전까지 마무리캠프 준비를 끝까지 해놓겠다"고 했다. 이어 팀을 떠나게 된 것에 관해 "누굴 탓하겠나. 결국 다 내 책임이다. 선 감독님을 잘 보필하지 못했다. 선 감독님이 떠나신 마당에 나도 팀의 추락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 잠시 쉬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 수석코치는 마지막까지 해야할 일은 했다. 전임 선동열 감독이 지난 25일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뒤에도 광주에 홀로 남아 팀의 동요를 최대한 막아왔다. 지난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한 수석코치는 "오늘이 팀의 마무리훈련 첫날이다. 비록 선 감독님이 떠나셨지만, 나는 선수단을 추스러 훈련 일정을 소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당시 한 수석코치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동요하지 말고, 너희들은 야구에만 집중해야 한다. 어떤 분이 새 감독으로 오실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따라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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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석코치는 지난 2012년 8월 한화 이글스 감독직을 자진 사퇴한 뒤 1년간 야인 생활을 하다 2013년 후반 선 감독의 요청을 받고 KIA 2군 감독으로 부임했었다. 이어 올해부터 KIA 수석코치로 선 감독의 옆을 지켰다. 그러나 KIA가 올해 8위에 머무른데 이어 2년간 재계약 통보를 받은 선 감독이 여론의 비난에 못이겨 사퇴를 결정하자 한 수석코치도 함께 연대책임을 지게 됐다.
하지만 한 수석코치의 현장 복귀 가능성은 열려있다. 한화 감독 시절 특유의 친화력과 선수 육성능력 덕분에 팬들에게 '야왕'이라는 애칭을 받았던 한 수석코치는 타격과 선수 융화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지도자다. 튀지 않는 성품으로 야구계의 인맥도 넓다. 때문에 향후 각 구단 코칭스태프에 공석이 생길 경우 영입 우선순위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