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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챔피언 대관식'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에서 열렸다. 승패에 관계없이 열릴 우승 세리머니였지만, '모양새'는 중요했다. 전북은 포항을 1대0으로 꺾고 잔칫상을 제대로 차렸다.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은 환호와 감동이 넘친 축제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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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만남이었다. 포항은 지난해 10월 전북과의 FA컵 결승전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승리한 뒤 리그 우승까지 잡았다. 전북전 승리가 사상 첫 더블(리그-FA컵 동시제패)의 보약이 됐다. 전북은 지난 8월 16일 열린 리그 21라운드에서 2위 포항을 2대0으로 완파하면서 올 시즌 정상 정복 기틀을 다졌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포항전이 우승의 분기점이었다"고 돌아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우승 세리머니의) 들러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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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쩍은 도움과 선방쇼, 그리고 대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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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 뒤진 채 후반에 들어선 포항은 강수일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전북에는 수호신 권순태가 버티고 있었다. 앞선 7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권순태는 조금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항의 공세는 거세졌지만, 슛은 모두 권순태의 손에 걸렸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8경기 연속 무실점 연승에 도달했다. 2008년 수원이 세운 최다 무실점 연승 기록(7연승)을 넘어섰다.
최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1장의 교체카드를 썼다.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동국(35)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시즌간 헌신한 애제자를 위한 배려였다. 만면에 미소를 띤 이동국과 흐뭇한 표정의 최 감독이 오버랩 됐다. 관중들이 모두 기립해 '이동국'을 연호했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동행으로 쌓인 신뢰와 정을 보여주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비로소 '우승의 미소'가 전북 선수단을 휘감았다. 전북에서만 3개의 별을 딴 최 감독과 이동국, 프로생활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본 김남일 모두 기쁨음 숨기지 않고 경기장 중앙 단상에 올라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날레는 이동국의 몫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라운드에서 금색 우승 트로피를 두 손으로 번쩍 치켜 올렸다. 꽃가루와 환호가 뒤섞인 무대는 챔피언만을 위한 자리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