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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과 차두리의 눈물,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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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성남FC의 2014 FA컵 결승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성남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를 지켜보며 아쉬워하는 서울 최용수 감독.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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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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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포항→부산→상주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유일하게 클래식 팀들과 대결했다. 인천, 부산과는 연장, 포항과는 연장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벌였다. 16년 만의 우승 도전이었다. 그러나 정상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었다.

FC서울이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성남에 무릎을 꿇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성남전에서 올시즌 운명을 걸었다. "2등은 기억되지 않는다." 선수들을 향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 이어 다시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다. 2년 연속 '무관의 아픔'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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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 골 싸움이었다. 두 차례의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다. 전반 21분 에스쿠데로가 상대 골키퍼 박준혁의 실수를 틈타 볼을 빼앗았다. 단독 찬스였다. 하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박준혁의 태클에 타이밍을 빼앗긴 그는 재차 슈팅을 시도했지만, 성남의 수비수 곽해성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35분 김진규의 헤딩은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골망은 흔들리지 않았고, '신의 룰렛게임'인 승부차기에서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최 감독은 "1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FA컵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선수들과 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힘들게 올라온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서 홈팬들에게 커다란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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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도 있었다. 21일 훈련 도중 중원사령관 고명진이 오른허벅지를 다쳐 이날 결장했다. 매듭을 풀 선수가 없었다. 무기력한 경기 끝에 안방에서 '우승 잔치'를 성남에 헌납했다. 최 감독은 '내탓'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힘들게 여기까지 와서 우승하지 못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내가 부족했다. 마지막 선택과 판단에 있어서 미숙했다. 모든 것이 끝났지만, 오늘의 실패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보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

FC서울과 성남FC의 2014 FA컵 결승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성남 제파로프와 서울 차두리가 볼을 다투고 있다.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23/
차두리(35)도 허망하게 성남의 우승세리머니를 지켜봤다. 슈틸리케호의 중동 원정을 함께 한 그는 20일 귀국했다. 이틀간 컨디션을 조절한 후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해 K-리그 퉁지를 튼 그는 누구보다 우승컵을 염원했다. 차두리는 지난해 광저우 헝다와의 ACL 결승 2차전에서 좌절한 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고국 클럽에서의 첫 우승은 이날도 실현되지 않았다. 올시즌 서울과 계약이 끝나는 그는 현역과 은퇴의 갈림길에서 더 깊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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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팀에는 ACL 티켓 한 장이 돌아간다. 성남이 가져갔다. K-리그에서 3위를 해야 내년 시즌 ACL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다. 서울은 26일 클래식에서 포항과 3위 자리를 놓고 다툰다. 3위 포항의 승점은 57점, 서울은 54점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최 감독은 "고명진이 부상을 했다. 선수들이 경직돼 있는 느낌을 받았다. 득점 기회가 있었음에도 비껴나갔다. 나름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못 살린 것이 아쉽다"며 "분위기가 처졌지만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추스를 생각이다.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FA컵 결승전의 상처가 너무 커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데얀과 하대성이 이적한 서울의 2014년이 저물고 있다. 그들은 아팠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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