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속구단 협상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공개 입찰 방식이 좋지 않을까."
FA 광풍. 결국 프로야구판 공멸의 지름길이다. 안그래도 적자인 프로 구단들이 선수 한 명을 잡는데 100억원이 넘는 돈을 써야하는 최악의 상황. 지금이야 야구가 인기가 있어 버틸 수 있겠지만, 만약, 야구 인기가 조금이라도 시들해진다면 구단 운영 자체에 대한 큰 압박이 들어올 수 있다. 너무 심한 FA 선수들의 몸값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모양새다.
장원준이 새 팀 두산 베어스와 29일 계약하며 이제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은 모두 마무리 됐다. 장원준이 총액 84억원에 결국 도장을 찍었다. SK 와이번스 최 정이 86억원으로 역대 몸값 신기록을 작성했고, 윤성환은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80억원에 계약했다. 물론, 이들이 이 금액만 받는다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세 사람 모두 100억원을 넘는 몸값을 보장받고도, 너무 과한 액수가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이 부담돼 축소 발표했다고 보는 시각이 훨씬 많다. 장원준이 원소속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88억원을 거절하고, 두산과 84억원에 계약하는 아이러니컬한 사건이 발생했다. 보장금액은 똑같이 80억원인데, 너무 많은 돈이 부담돼 오히려 옵션을 깎았다는 설명.
LG 트윈스도 투수 장원준에 관심을 갖고 협상기간 접근했다. 하지만 너무 비싼 금액에 일찌감치 시장에서 철수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롯데 시절 장원준을 키워낸 인물.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히 뛰어난 투수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원하는대로 모든 일이 진행될 수는 없는 법이다.
양 감독은 이번 FA 시장 과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양 감독은 "열심히 한 선수들은 돈을 벌어야 한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 결국, 원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이 문제다. 탬퍼링(사전 접촉)을 어떻게 잡아낼 수 없지 않나. 이 탬퍼링 때문에 선수들의 몸값이 껑충 뛰는꼴"이라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지난해까지는 해설위원으로 수년간 선수들의 계약 문제를 외부에서 바라봤고, 올해는 감독으로 더 자세히 이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원소속구단과의 협상 기간에 그 선수를 원하는 팀들이 "그 팀이 제시하는 금액보다 무조건 얼마를 더 주겠다", "A구단이 얼마 더 얹어준다고 하면 우리는 거기에 더 주겠다"라고 하는 식으로 뒤에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소리없이 몸값이 뛰는 것이다.
양 감독은 제안을 했다. 100% 완벽한 시스템은 있을 수 없지만 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지 않나. 그 포스팅 시스템은 각 구단들이 그 선수에 대한 몸값을 적어 제출하고, 최고 금액을 제시한 팀이 교섭권을 얻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된다. 원소속구단과의 협상제를 폐지하고, 최고 금액을 적어 낸 팀이 그 선수를 데려가게 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서로 싸우며 몸값 상승을 부추기지 말고, 구단이 그 선수의 가치를 자체적으로 판단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적어내면 되는 방법이다. 옵션 제외 보장 금액 기준으로 할 것인지, 총액으로 할 것인지 등 세부적인 규칙을 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확실한 건 몸값 상승 과열을 막을 수 있는 장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다.
꼭 이 방법이 아니어도 좋다. 중요한 건, 프로야구판이 건전하게 성정하려면 지금의 과열 양상을 제어할 장치가 분명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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