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4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벨로드롬에서 첫 출발한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은 지난해까지 공공 및 지방재정에 6조원을 기여하며, 연간 800만명이 즐기는 프로스포츠로 성장했다. 사행산업 건전화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아 건전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외면과는 달리, 경륜은 매년 매출이 하락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공단의 경륜 매출액은 2013년 2조 2977억원으로 전년 보다 7.4% 감소했고, 이용객수도 533만 9000명으로 16.3% 급감했다. 경정 매출액 역시 6923억원으로 2012년보다 4.3% 감소했고 이용객수도 224만 9000명으로 13.2% 줄어들었다.
국내 사정과는 달리 상황이 반대인 곳이 있다. 홍콩 경마는 2013∼14시즌 매출 1018억3800만 홍콩달러(13조4233억 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총 관람객 수 역시 2년 연속 200만 명을 돌파했다. 홍콩 샤틴 경마장의 현황은 국내 관계자들이 주목해야될 과제를 안겨주었다.
샤틴 경마장은 특히 젊은 고객층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한국 경륜의 경우 고령화가 심화되는 반면, 새로운 젊은 팬의 부재로 매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25∼40세 경마팬을 위한 '레스토랑 존'이 대표적이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바·식당·커피숍을 겸하는 이곳은 남녀청춘들이 넘쳐나는 사교장 분위기다. 젊은 경마팬들은 베팅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갖는다. 기수 복장을 한 웨이터와 웨이트리스의 모습 또한 이색적이다.
이는 젊은층 유입을 위한 '풀(pull)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풀 마케팅'은 고객들의 참여를 이끌어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매장에 더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는가'가 골자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태블릿 PC를 활용한 '레이싱 터치 테이블'도 인기다. 말과 기수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자연스레 '인터넷 베팅'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터넷 베팅'을 규제하고 있다. 베팅이 전 사회적으로 퍼져 도박 중독을 양산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 경마 측 입장은 사뭇 다르다. '인터넷 베팅'은 시행체나 정부가 팬들을 관리하기 좋은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베팅 금액을 알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모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게 홍콩 경마 측 설명이다.
이런 팬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홍콩 경마는 국민 레저 스포츠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경마 경주를 공중파 방송에서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홍콩의 현실에서 홍콩인들에게 경마 베팅은 일상에서 언제든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스포츠이자 오락처럼 보였다.
경마팬들에게 늘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주효했다. 빌리 룽(27) 홍콩자키클럽 마케팅 매니저는 "720만 명에 불과한 인구에도 불구하고, 마권 매출액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 말 도입,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대회 개최, 다양한 팬 서비스 등이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홍콩=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개장 20주년을 맞은 경륜은 화려한 외면과는 달리,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마케팅 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홍콩 자키클럽 레스토랑 존. 샤틴 경마장 방송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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