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조범현 감독과 특별지명 9명과 FA 선수들의 첫 상견례가 열렸다. 상견례에서 KT 조범현 감독이 김사율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20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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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1군에 참가하는 막내구단 kt 위즈.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과 FA 선수 영입으로 알찬 전력보강을 마쳤다. 이 선수들이 내년 시즌 kt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그 중 관심이 모아지는 선수가 있으니 투수 김사율이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다 FA 자격을 얻은 김사율은 계약기간 3+1년, 총액 14억5000만원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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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김사율의 보직이다. kt 조범현 감독은 김사율을 마무리로 점찍어놓은 상황이다. 대졸 신인투수 홍성무를 마무리로 키워보겠다고 했지만, 그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안그래도 신인에게는 맡기기 불안한 마무리 자리인데, 이 자리를 어떻게 메울까 고민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사율을 데려왔다. 김사율은 2011 시즌 구멍난 롯데 뒷문의 수호신으로 깜짝 등장하며 20세이브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34세이브로 롯데 마무리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2013, 2014 시즌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보직에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감독이 선수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하늘과 땅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 2011 시즌 김사율의 가능성을 확인한 양승호 전 감독은 2012 시즌 역설의 불펜 운영을 했다. 당시 롯데는 FA 투수 정대현까지 영입하며 역대 최강의 불펜을 구성했다. 최대성 김성배의 우투라인, 이명우 강영식의 좌투라인 모두 베스트 컨디션으로 한 시즌을 치렀다. 문제는 정대현이었다. 무릎이 좋지 않았다. 때문에 양 전 감독은 정대현을 시즌 후반까지 아껴두고, 시즌 후반에도 마무리가 아닌 후반 가장 중요한 승부처 1~2타자를 막는 역할을 맡겼다. 그리고 8회까지 이 투수들로 어떻게든 불을 끈 뒤 9회 편한 상황에서 마무리 김사율을 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34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터브세이브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물론, 3점차이가 나는 9회 상황이라도 막기 쉽지 않은 게 마무리 투수들의 고충이라지만 확실히 김사율은 다른 마무리 투수들과 다른 역할을 부여받았었다. 정대현이 100%가 아닌 가운데, 다른 후보들도 제구가 불안하다보니 양 전 감독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고육지책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2013 시즌부터 투수 출신 김시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김사율은 갈 길을 잃었다. 김 전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공이 빨라야 한다"라는 지론을 강력하게 설파한 인물. 김사율은 애초 마무리 후보에서 제외됐다. 김성배를 마무리로 썼지만, 항상 김성배의 구속 문제를 거론했다. 결국, 김승회가 롯데의 마무리로 새롭게 자리를 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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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사율은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직구 평균구속이 130km 후반대에서 140km 초반대다. 안정된 제구가 강점인 투수다. 마무리 투수는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강속구나 변화구가 있어야 하는데, 김사율은 이와는 거리가 먼 스타일이다. 냉정히 전형적인 마무리감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kt에서도 2011, 2012 시즌처럼 훌륭한 클로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롯데와 현재 kt는 팀 사정이 다르다. kt에는 당시 강력했던 불펜 동료들이 없다. 김사율이 짊어져야 할 짐이 몇 배는 된다.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는 툭하면 조기 투입이 될 수도 있고, 숨막히는 박빙의 상황에서 마무리를 위해 자주 마운드에 올라야 할 수도 있다. 성적상으로는 훌륭한 마무리로서의 2년이었지만, 경험적인 측면에서는 그런 진땀나는 상황을 다양하게 겪지 못했다.
결국 조범현 감독이 풀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다. 마무리 김사율이 힘을 내려면, 7회와 8회를 확실히 책임져 줄 필승조 구축을 확실히 해야한다. 신인급 젊은 투수들이 얼마만큼 1군 무대에 빨리 자리를 잡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