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를 많이 묶었네요."
지옥과 같았던 가을을 보낸 롯데 자이언츠. 이제 이종운 신임감독 지휘 아래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코칭스태프 인선도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 당장 급한 1군 코칭스태프 구성이 완성단계다. 수석코치로 김민호 코치가 선임된 가운데, 중요했던 타격코치 자리를 장종훈 코치로 메웠다. 투수파트는 내부 인사들 중 조율하고 있고 수비코치 박현승, 작전-주루코치 김응국, 1루베이스 안상준 코치 등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과제가 하나 남아있다. 두산 베어스로부터 넘겨받는 보상 선수를 정하는 일이다. 롯데는 FA로 떠나보낸 투수 장원준의 보상 선수 1명을 지명해야 한다. 당장, 1군에서 뛸 선수가 부족한 롯데 입장에서는 장원준 연봉의 300% 보상금 대신 무조건 보상 선수와 200% 보상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 1명의 선수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시즌 성적이 갈릴 수도 있는 일이다. 2년 전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데려온 김승회의 예를 들어보자. 김승회는 2013 시즌 4승7패8홀드2세이브를 기록했는데, 김승회 덕에 최소 2~3승은 더할 수 있었던 롯데였다. 물론,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20세이브를 기록한 올해는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롯데는 이번 보상 선수 지명에 대한 방침을 일찌감치 정했다. '첫째, 현장의 의견을 100% 수용한다' '둘째, 팀 사정상 당장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를 찾는다'였다. 현장에서 원하는 1순위 포지션은 투수다. 외야수도 필요하다고 하지만, 어찌됐든 외야는 아두치, 임재철 등을 영입하며 긴급 수혈을 해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6일 두산으로부터 20인 보호 선수 명단을 받아본 후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롯데의 팀 사정을 모를리 없는 두산에서 투수들을 대거 보호 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는 두산이 막내구단 kt 위즈에 넘겼던 보호 선수 20인 명단을 파악해 비교했는데, kt와 비교해 투수 자원이 훨씬 많다고 했다. 당시 kt, 그리고 현재 롯데 담당자들 모두 "두산이 정말 머리를 많이 쓴 것 같다"라는 똑같은 평가를 내렸다. 실제, kt는 두산에서 점찍어뒀던 포수가 있었고 이 선수가 풀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두산이 해당선수를 귀신같이 묶어놓았더란다. 그리고 외야수 자원이 풍부한 kt 팀 사정상, 외야수들과 당장 군침을 흘리게 할 수준급 투수를 미끼로 내놓은 두산이었다. 하지만 kt는 젊은 유망주 좌완 정대현을 선택했다.
분명 두산이 롯데에 넘긴 명단을 kt와 비교해 다를 것이다. 일단, 두산은 포수 자원을 무리해 묶을 필요가 없다. 롯데는 강민호-장성우 원투펀치가 건재하다. 그리고 나름대로 내-외야 주전급 선수들은 확실히 보유한 롯데를 봤을 때, 투수 보호에 집중적으로 힘썼을 가능성이 높다. kt의 선수 지명 후, 두산에서 변진수 오현택 등 가능성 있는 불펜 요원들이 보호 선수 명단에서 풀렸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이번 명단에는 포함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롯데의 선택은 두 가지다. 그래도 투수가 급하게 필요하다면 남은 자원 중 가능성이 엿보이는 선수를 데려와 기회를 주는 것이다. 아니면 두산이 흘린 좋은 내야수 자원을 데려와 경쟁에 불을 붙이든, 트레이드 카드로 써야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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