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의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 손에 든 금색 글러브, 어느 때보다도 찬란하게 빛나는 듯 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38)이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대인 9번째 골든글러브를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말했다. 솔직한 이승엽의 심정. "올해만큼 긴장되고 떨렸던 적이 없습니다. 기쁘고, 감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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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올해 3할8리에 32홈런 101타점으로 역대 프로야구 최고령 '30홈런-100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삼성의 사상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의 주역으로 후배 사자들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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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상식을 앞두고 이승엽은 여느 때와 달리 상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전에는 늘 '상을 받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하면서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골든글러브는 좀 다른 것 같다. 계속 긴장이 되고, 만약 오늘 상을 받는다면 어떤 상보다 큰 가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올해로 프로 20년째인데, 20년을 마감하는 뜻깊고 고마운 상이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2014년에 좋았지만, 팬들이 늘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2015년에도 계속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아들에게 좋은 아빠가 못돼 미안했다"면서 "아들! 아빠 상받았다"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아내 이송정씨에 대해 "사랑합니다"라며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시상식을 마친 이승엽은 좀 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휴우~"라며 크게 한숨부터 쉬었다. 이어 "이제야 긴장이 좀 풀리는 듯 하다. 아까는 너무 떨렸다.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해만큼 긴장되고 떨렸던 적이 없다. 그만큼 기분이 좋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수상 소감에서 아들들을 언급하며 살짝 울컥했던 이유에 대해 "사실 어제 작은 아들 얼굴에 꽤 큰 상처가 났다. 늘 도움을 못주는 아빠였는데, 가족에게 더 신경써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했다"고 털어놨다.
9번째 골든글러브를 받은 이승엽은 여전히 높은 목표를 세워놓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엽은 "데뷔 20년차인데, 점점 더 야구가 좋아진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니 매 타석이 소중해지는 것 같다. 그만큼 더 신중하고 열심히 하겠다. 내년에도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 또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골든글러브도 또 받을 것 같다"며 '10번째 골든글러브'와 '5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약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