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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구단의 역사는 10년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1, 2부 승강제 도입에 앞서 K-리그는 양적 팽창을 최우선의 기치로 내걸었다. 시도민구단이 그 자리를 채웠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에 당선되는 순간 시도민구단의 당연직 구단주가 된다.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도다. 물론 정치적으로 역량이 큰 단체장은 스폰서 영입 등으로 '빛'을 발한다. 하지만 정치와 축구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축구는 종속된다. 속은 곪고 있었지만 승강제가 없을 때는 시도민구단의 문제는 표면화 되지 않았다. 하지만 2부 리그 강등은 새로운 세태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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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순간 또 한 명이 무대에 등장했다. 경남FC 구단주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경남FC 구단주를 하면서 주말마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시민구단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한해 13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2부 리그로 강등이 된다면 경남FC는 스폰서도 없어지고, 팀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를 운영하는데 넥센타이어가 40억원을 낸다고 한다. 우리는 130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넥센의 10분의1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러고도 프로축구 구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경남FC는 2부 강등의 운명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리고 8일 "경남FC에 대해 특별 감사를 한 뒤 팀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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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는 아팠지만 올 시즌 대미를 장식한 강등 전쟁은 스토리가 있었다. 시민구단 대전이 2부 리그인 챌린지로 강등된 지 1년 만에 클래식(1부 리그)으로 승격했다. 시민구단 광주는 3년 만에 빛을 봤다. 내년 시즌 클래식에 재등장한다. 희비가 극명했지만 프로축구의 숙명이다. 선순환 구조다. "승격과 강등은 축구인의 삶의 일부다." 9일 K-리그 감독들과 만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대전과 광주는 2부에서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통해 이전보다는 더 건강한 구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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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해결책도 필요하다. 축구가 정치적인 격랑을 겪고 있는 데는 축구인의 책임이 가장 크다. 시도민구단의 불안한 구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프로축구의 질적 저하로 대다수의 기업구단도 위축돼 있다. 모 기업에서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