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출혈이다. 무려 84억원을 들여 FA(자유계약) 장원준을 잡은 두산.
보상선수를 내줘야 한다. 결국 롯데는 두산의 필승계투조 정재훈을 선택했다.
두산 입장에서는 정재훈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003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12시즌동안 뛰었다. 2005년에는 세이브왕(30세이브)에 오르기도 했다.
2011년 11월 4년 28억원의 거액에 4년간 두산과 FA 계약을 하기도 했다. 2012년 어깨부상으로 단 4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그는 2013년 4승1패7홀드14세이브로 부활했다. 올해에도 1승5패15홀드2세이브로 제 역할을 했다. 2년간 두산의 필승계투조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구위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어깨부상 이후 140㎞대로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이 점점 더 하강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제구력과 포크볼, 그리고 노련한 마운드 운영은 여전했지만, 위력이 떨어진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두산은 여전히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결국 20인 보호선수에 제외됐고,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어쩔 수 없는 출혈이었지만, 두산의 출혈은 어쩔 수 없다. 정재훈은 즉시 전력감이다. 필승계투조로서 위력은 떨어졌을 지 몰라도, 여전히 유용한 카드다.
두산은 장원준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투수력이 약한 편이다. 특히 삼성, 넥센 등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 팀과 비교해 확실한 필승계투조는 양과 질에서 모두 부족하다. 윤명준 등 유망주들은 있지만, 믿을 만한 투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스프링 캠프에서 젊은 투수들의 급성장이 없는 한 내년에도 효과적인 이어던지기로 버텨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투수진의 리더 한 명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두산은 지난해 김선우를 LG로 보냈다. 구위가 많이 떨어진 김선우에게 코치직을 제의했지만, 김선우는 거부했다. 결국 LG 유니폼을 입었다. 강력한 구심점이 사라졌다. 지난해 두산은 FA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뿐만 아니라 베테랑 임재철 김선우 등을 잃었다.
팀 전력상 대체자원이 있었고, FA 몸값이 치솟고 있는 상태에서 두산의 선택은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종욱은 전력의 측면에서, 김선우는 팀 케미스트리의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올해 두산 투수진의 구심점은 이재우와 정재훈이었다. 이재우는 기복이 심한 경기력으로 1, 2군을 왔다갔다했다. 하지만 정재훈이 1군에서 버티면서 팀 고참 역할을 했다.
현재 두산의 투수진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 게다가 새로운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취임했다. 코치진의 변동도 많았다. 팀 자체가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시점. 한마디로 어수선하다.
홍성흔이 주장으로서 중심을 잡으면서 두산의 타격이 강해졌던 것처럼 베테랑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현 시점에서 두산의 투수들 중 그런 역할을 할 선수는 이재우가 유일하다. 정재훈의 공백은 그래서 더욱 아쉽다. 두산의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다시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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