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과 순위 1, 2위의 연봉 인상액, 2위가 더 많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발생했다. 롯데는 12일 2015 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을 최종 완료했다. 관심을 모으던 팀 간판타자 손아섭과은 4억원에서 1억원 오른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초 김광현(SK 와이번스)의 연봉인 6억원을 기준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생각보다 적은 인상액에 최종 합의가 됐다. 6억원을 채우지는 못하더라도 5억원 중반대에서 연봉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어찌됐든, 손아섭이 구단의 결정과 그에 따른 설명에 동의를 했다는 뜻. 그런데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손아섭은 팀 내 고과 1위 선수다. 타율 3할6푼2리 18홈런 80타점 105득점을 기록했다. 타점 빼고는 전부 커리어하이다. 누가 뭐라해도 팀 내 최고 활약이었다. 지난해 이보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2억1000만원에서 4억원이 됐다. 물론, 액수가 커졌기에 상승폭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예상만큼 금액이 오르지 않았다. 더군다나 팀 동료인 황재균이 1억9000만원에서 3억1000만원으로 연봉이 수직상승했다. 황재균은 3할2푼1리 12홈런 76타점 66득점이다. 고과 2위지만 성적 차이가 꽤 난다. 그런데 손아섭보다 2000만원이 더 올랐다.
롯데 구단의 고과 산정 방식 때문이다. 일종의 기대치에 대한 반납금 형식이 적용돼서다.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가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방식. 롯데도 오래 전부터 이 방식을 사용중이라고 한다.
팀 내부 고과 산정 방식이기에 모든 것을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큰 틀로 설명하면 이렇다. 모든 선수들이 전년 연봉 계약을 마치면, 가상의 반납금이 책정된다. 연봉이 높은 선수는 이 금액이 더욱 높아진다. 예를 들어, 4억원의 손아섭은 25%인 1억원 정도라고 하자. 같은 비율이면 연봉이 적은 선수들의 반남급 액수는 더 줄어든다. 물론, 4억원에서 이 금액을 빼고 선수에게 돈을 지급하는 건 아니다. 이는 고과 산정을 위한 가상의 금액일 뿐이다.
이렇게 모든 선수들의 가상 반납금이 모인다. 구단은 이 반납금 총액을 기반으로 다음해 선수단 인상액을 정한다. 지난해와 같이 팀 성적이 좋지 않았을 경우에는 선수단이 책임감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반납금 총액이 기존 책정된 금액으로 정해진다. 기대치가 높았던 선수들은 그 금액이 크다. 그래서 손아섭이 자신의 고과로 2억원의 인상 요인이 있다고 했을 때, 이 반납금 1억이 차감돼 총 1억의 연봉 인상 금액이 결정되는 것이다. 황재균의 인상 요인이 1억70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황재균의 연봉은 손아섭보다 훨씬 적었기에 반납금 책정 금액이 5000만원으로 더 낮아 최종 인상 금액은 손아섭보다 많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황재균이 지난해 연봉 수직 상승을 한 손아섭의 전철을 밟았다고 보면 된다. 황재균도 고액 연봉자가 됐기에 이제부터는 인상폭을 늘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방식은 팀 성적이 좋을 시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반납금 총액 규모에 구단이 보너스 개념으로 돈을 더해 선수들에게 분배한다. 또, 이는 궁극적으로 고연봉자보다 저연봉자 선수들이 어느정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고연봉 선수들이 기대치에 대한 책임을 지는 개념으로, 그 액수가 기록이 없는 무명 선수들이 어느정도 연봉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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